주행거리 불안 과장돼 있어.. 2020년엔 98% 대체 가능
휘발유 소비 60% 줄고 온실가스 30% 감축 효과 기대
[뉴스핌=이고은 기자] 현재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87%가 당장 전기차로 대체되어도 일상생활 주행에 지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진이 15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지 '네이처 에너지'에 기고한 논문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자동차 중에서 전기차 비중이 87%로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 소비는 60% 줄어들며, 18억미터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30% 줄어든다고 제시했다.
◆ 주행거리 불안 과장돼 있다
MIT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운전 습관을 분석함으로써 전기차에 대한 '주행거리 불안'이 과장되어있으며, 개인 차량의 87%가 전기차로 대체되기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 비율은 2020년에는 98%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산 리프 <사진=뉴시스> |
연구진은 "우리는 미국 도로를 달리는 87%의 자동차가 오늘날 현존하는 저렴한 전기차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면서 "이 비율은 도시 지역에서 살짝 높고 시골에서는 조금 낮지만, 다양한 종류의 도시에서 거의 같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는 주행거리 74마일의 2만9000달러짜리 전기차 닛산 리프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2009년 미국 국립 가구 여행 실태 조사 데이터와 함께 자동차 GPS 데이터, 연료 소비 데이터 및 기온 데이터까지 동원해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현존 전기차가 운전자의 필요를 90%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포드 포커스 일렉트릭과 닛산 리프와 같은 기존의 저렴한 전기차 모델이 하루 한 번, 집에서 밤새 혹은 직장에서 낮 동안 충전하는 것만으로 일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런 패턴을 사용하면 공공 충전시절의 부족으로 압박받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 전기차 상식 확산돼야 합리적 판단
또한 전기차의 구입 비용은 기존 차량보다 비싸지만, 유지 비용은 기존 차량보다 낮아 결론적으로 전반적인 비용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논문 저자 중 한 사람인 제시카 트렌식은 "(전기차에 대한) 상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상식이 퍼져야 사람들이 (전기차의) 잠재력을 높거나 낮다고 결론낼 수 있다"면서 전기차에 대한 양적으로 풍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0.7%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플러그인(충전식) 전기차는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17% 나 줄어들었다.
한편, 기온이 아주 덥거나 추운 지역에서는 여전히 SUV와 트럭이 효용이 높아 전기차 점유율 향상이 더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공학교수이자 동대학 자동차 전기화 연구소장인 제레미 미카렉 교수는 기온이 양 극단을 보이는 지역에서는 냉방이나 난방 시스템 사용으로 인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짧아진다고 분석했다.
미카렉 교수는 전기차가 대부분 소형차나 경차이라는 점도 전기차의 한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픽업트럭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매일 집을 가득 싣고 다녀서 트럭을 구입하는게 아니다. 일년에 단 며칠간이라도 짐을 옮겨야하기 때문에 트럭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