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바뀐다고 협치될지 의문" 지적도
[뉴스핌=장봄이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여야 3당 대표 자리를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모두 차지했다. 하지만 ‘호남’이라는 공통점과는 별개로, 20대 국회 초반에 기대했던 협치 정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회의에서 “이번 국회는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국회가 협치를 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사항도 통과를 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부 여당의 역할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종전과 같은 사고로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진척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여야가 제대로 머리를 맞대고 타협하지 않으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없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이정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에선 여당의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에 관해서는 절대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현안이 있지만 그 일에 대해 여야가 우선적으로 하자”고 답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실을 인사차 찾은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를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는 전날(9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호남 출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소외지역 출신이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배주의도, 지역주의도 없음을 선언한다. 민생문제 만큼은 야당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여당의 책임으로 반드시 정책과 예산·법안에 반영을 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이 대표의 당선을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의식한 듯, "어제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당선됐다. 호남에서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대통령은 차기 개각에서 반드시 호남 출신, 특히 전북 출신 인사를 발탁해 전북 도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새누리당 신임 대표도 강력하게 이러한 점을 건의 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 전주를 방문한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에 돌아와 이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호남 출신 대표라는 공통 분모에도 불구하고 협치는 별개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정현 대표 당선은) 호남 세력기반이나 지역기반으로 된 것이 아니고 ‘친박’이기 때문에 당선된 것이어서 다른 차원의 협치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대표가 바뀐다고 (협치가) 되는 것이냐.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른 당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조만간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