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공감'에서 테스트 파일럿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사진=KBS> |
[뉴스핌=양진영 기자] '다큐 공감'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을 하는 테스트 파일럿들의 삶을 조명한다.
경상남도 사천공군기지에는 일반 사람들에겐 이름도 생소한 ‘281시험비행대대’가 있다. 이 곳에는 목숨을 건 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을 하는 조종사들, ‘테스트 파일럿(Test Pilot)’이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새로운 항공기를 수천 미터 상공에서 직접 시험비행을 하는 테스트 파일럿은 항공기의 결함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는다. 항공기를 조종이 안 되는 영역으로 일부로 집어넣어 회복되는 과정을 보기도하고, 엔진의 성능을 보기위해 공중에서 엔진을 껐다가 다시 켜는 시험을 해보기도 한다.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시험비행을 통해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테스트 파일럿이다.
매순간 목숨을 걸어야 하고, 매순간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테스트 파일럿. 그들이 위험을 무릅쓴 채 테스트 파일럿의 길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9년 말 창설된 ‘281시험비행대대’는 국내 유일의 시험비행부대이다. 대대장부터 교육생까지 현재 10여명의 테스트 파일럿들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목숨을 거는 일인 만큼 고도의 비행기술과 항공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이다.무엇보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모험 정신, 그리고 전문성은 이들에게 필수다.
비행경력 16년, 테스트 파일럿 6년 차인 김철한 소령은 무기 관련 시험비행의 1인자다. 요즘 그가 맡은 임무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초음속 경공격기 FA50의 무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무장 투하 정확도 시험’이다. 김철한 소령은 무기를 다루기 때문에 수많은 위험 속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정확하게 무장투하를 해야 하는 훈련인 만큼 작은 실수나 오차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냉철한 테스트 파일럿이다.
그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언제나 가족과 통화를 한다. 친했던 동료 조종사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지금이 행여 마지막 비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7살 딸은 절대 파일럿도, 파일럿의 아내도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철한 소령. 여러 고민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테스트 파일럿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성빈 소령은 테스트 파일럿 3년차로 요즘 가장 힘들고 고된 임무를 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출장 가 있는 시간이 더 많아 딸의 백일이나 돌에도 곁을 지키지 못할 정도다. 미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테스트 파일럿’이란 직업이 자랑스러운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게 총살을 당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슬픔 속에서 가난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50여년 후, 국가와 사랑하는 가족들 지키는 ‘테스트 파일럿’이 된 박성빈 소령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셨다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만 보면 손을 흔들며 손자 생각을 하셨다는 할머니가 바로 그가 하늘을 나는 이유다.
281시험비행 대대장인 박지원 중령은 비행경력 18년, 비행시간만 2천시간이 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7년차 테스트 파일럿이기도 한 박지원 중령은 요즘 KF-X(차세대 한국형 전투기)사업을 앞두고 후배 테스트 파일럿을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위험한 임무인 만큼 혹독한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11개월의 이론 및 비행훈련을 통한 국내과정과 7개월의 해외보수훈련까지 테스트 파일럿이 되기 위해선 3년간의 혹독한 훈련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무기개발 시험비행 중 비상탈출 직전의 아찔한 상황까지 경험했던 박지원 중령. 그의 제1원칙은 언제나 ‘안전’이다. 그래서 교육생 교육도 여간 엄격한 게 아니다. 교육생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까지 테스트 파일럿이 되고자하는 교육생들의 이야기와 그들에게 언제나 ‘안전’을 강조하는 깐깐 한 교관, 박지원 대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치 어둠 속의 밝히는 한 줄기 빛처럼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도전정신과 목숨을 건 용기를 가진 ‘테스트 파일럿’.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아 한계를 시험하는 이들이 없다면 전투기는 존재할 수도 없으며, 제 성능을 발휘할 수도 없다. 완벽한 항공기를 만드는 것은 선후배 조종사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자 국가의 안전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테스트 파일럿 김철한 소령은 “저희 대대 모토가 ‘우리가 처음이다’거든요. 그러니까 말 그대로 저희가 하는 일은 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하는 일들이에요. 그러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또 도전정신이 있어서 도전을 해야 되는 그런 부분들이 많죠"라고 말했다.
‘우리가 처음이다’는 각오와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테스트 파일럿을 7일 밤 8시5분 KBS 1TV '다큐 공감'에서 만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