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6명 중 2명, 비둘기 스탠스 드러내
[뉴스핌=허정인 기자]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위원 6인 중 2인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취했고 그 중 1인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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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네번째로 의견을 개진한 A위원은 “하반기 국내경제는 기업구조조정 추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하방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며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함께 추진된다면 기업 구조조정에 다른 투자심리 위축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A위원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하반기 중 예상되는 경기와 고용에 하방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하반기 중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완화적 입장을 취한 또 다른 위원은 경기 하방 리스크를 여러 번 강조했다. 첫번째로 의견을 밝힌 B 금통위원은 “실물경기 및 물가흐름, 유휴생산력 점검결과는 하반기 성장 및 물가경로가 충분히 견조하지 못한 상황임을 시사한다”면서 “금리인하의 파급효과와 추경편성 내용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전개과정을 신중히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A 위원 정도는 아니지만 경기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개진한 점이 눈에 띈다.
그외 위원들은 "금리인하의 효과를 면밀히 지켜봐야겠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5월과,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하했던 6월의 시나리오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5월 금통위에서 고승범 금통위원은 금리 동결이란 대세를 따르면서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해 다음 달 인하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은 한은이 늦어도 3분기 중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국채선물시장에서 외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팔자에 나섰음에도 시장금리는 소폭 오르는 등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시기는 9월이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이 있는 달에 인하한 적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8~9월 중엔 내릴 것으로 본다”면서 “8월에 한다면 환율 대응일 것이고 9월에 인하한다면 추경 본회의 통과를 확인한 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