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성장·BOK 금리인하로 원화 재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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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우리나라 원화가 신흥아시아 통화 중에서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원화는 지난 4월을 제외한 매월마다 투자 수익률이 상위 1~2위 혹은 꼴찌 1~2위에 들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최근에도 원화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기점으로 극과 극의 행보를 보여줬는데, 결국 연말에는 약세 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이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 '천당과 지옥' 오간 원화(KRW)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4일 원화는 달러대비 2.5% 급락하며 아시아 11개 통화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가 20조원이 넘는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원화 값은 브렉시트가 발표된 이후 꾸준히 반등을 지속했고, 현재까지 3.8% 상승하면서 주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22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호재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은 하반기에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통신은 먼저 유일하게 원화 강세를 예상하는 ING 그룹의 아시아 리서치 부문 책임자 팀 컨던이 "원화는 아시아 통화 중에 가장 흥미로운 자산"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급등하면 원화는 약세가 되고, 변동성이 다시 하락하면 원화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컨던은 "브렉시트 투표 후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났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도 개선되면서 원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1년간 달러/원 환율 추이. 달러/원이 높은 변동성를 보여왔음을 알 수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화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서 한국은행(BOK)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향후 6개월 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확률이 60%로 조사됐다.
◆ "랠리 오래 못 간다"…연말 환율 컨센서스는 1200원
통신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략가들은 원화가 연말까지 4% 넘게 하락하며 신흥아시아 통화 중 최저 수준으로 다시 고꾸라지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웰스파고는 달러/원 환율의 연말 전망치를 1190원으로 제시했으며, 스탠다드차타드(SC)는 이보다 높은 1200원을 내놓았다. 원화 가치가 현재의 달러당 1136원에서 각각 4.7%, 5.6%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의 달러/원 연말 전망치 컨센서스는 1200원으로 조사됐다.
SC의 에디 청 통화 전략가는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에 한 번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이는 원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렉시트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변동성이 또다시 급등할 경우 원화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바일로리아 웰스파고 통화 전략가는 "해외 요인에다 한국의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겹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로 약세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ING는 오히려 원화 강세를 예상했다. ING의 팀 컨던은 달러/원 환율의 연말 전망치를 1130원에서 1080원으로 낮춰, 달러당 원화 가치가 현 수준에서 5% 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로이터폴, 씨티은행, 뉴스핌>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