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PB와의 소통 강화..상반기에만 사모펀드 8천억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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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조규송 우리은행 WM사업단 상무는 소위 '영업통'이다. 38년 은행원 생활 동안 대출 영업만 35년을 했다. 그것도 지방에서만.
그런 그가 은행 최고의 고객을 상대로 하는 WM사업단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의외의 발탁이란 평가도 있을 수 있지만, 조 상무와 있다보면 금세 그의 친근하면서도 구수한 언변에 빠져든다.
그는 2013년, 2014년 두 번에 걸쳐 전국 33개 영업본부 중에서 대상을 탔다. "여기 온 지 7개월 됐는데 처음엔 뭣도 몰랐지. 내가 본사 9층에 있다는 것만으로 어리둥절 해가지고는...게다가 현장에서 영업하듯이 처음엔 무조건 밀어붙이다가 혼도 많이 나고."
조규송 우리은행 상무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겸손하게 말하지만 본사 근무 반 년 만에 이룬 성과는 놀랍다. 사모펀드만 800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타 은행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비결은 현장. 지점을 돌며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간다. 현장에서 '○○이 필요하다'고 하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우리은행이 강조하는게 디테일 경영이야. 다른 곳에선 다섯 단계에 걸쳐 시행하는 것을 우리는 세 단계로 줄였어. 한 끗의 차이가 성패를 가르잖아."
최근 선보인 연 5.5~7% 수익률을 기대하는 리자드(Lizard·도마뱀) ELS도 그렇게 탄생했다. 다른 ELS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을 최대한 줄였다. 가입 후 18개월 시점인 3차 조기상환평가일까지도 상환이 안 될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서 조기상환을 시키는 구조다. 도마뱀처럼 꼬리를 자르고 위기에서 탈출할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기 위해, 지점과 '핫라인'까지 설치했다. 애로사항이 있는 일선 PB는 본부에 바로바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WM본부의 고객이 누구야? 바로 PB잖아. 내가 PB들에게 뭘 해줘야 할지 계속 고민하는거지."
그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다음 목표는 기업 고객이다. '기업금융의 강자'인 우리은행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이 기업고객이 많아. 서울시나 구청 등 지자체도 많고. 기관의 40%를 우리가 점유하잖아. 중소기업과 대기업 CEO만 해도 10만명 이상 될 꺼야. 그들에 대한 PB 고객화를 생각하고 있지."
고액자산가에 대한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다. 바로 '패밀리 오피스 센터'다. 기존에 타 본부에서 별도로 진행했던 가업승계 가문관리 업무를 WM본부 주도 하에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며칠 전에 결재가 났어. 금융수신 20억원 이상의 고객은 '패밀리 오피스 센터'를 통해 특별히 관리하는 거지. 서울지역만 997명이야. 이 분들의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상속, 가업 승계 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할 거야."
조규송 우리은행 상무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포부가 원대하고 전략도 공격적이지만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바로 '안정 추구'의 우리은행 WM영업의 콘셉트다.
"ELF에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파동 났을 때 다른 은행은 난리 났지만 우리는 많지 않았어. 우리는 중립도 아니고 안정 추구형이야. 근데 그게 고객들과 잘 맞아 떨어져."
조 상무는 '열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품에 대한 신뢰가 중요해. 그럴러면 상품 구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PB 능력이 중요해. 은행 생활 38년째지만 나도 지금 공부하잖어."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