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삼성전자 산업단지 조성 ·KTX 개통 호재에도 청약수요 없어
[뉴스핌=최주은 기자] 경기도 평택 지역이 '미분양 주택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고속철도(KTX) 개통 등 굵직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청약 미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올 하반기 공급 예정된 물량만 1만 가구에 이르고 있어 분양시장 불안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평택에서 고전 중인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 계획을 수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평택에서 분양된 7개 단지 총 9100가구 신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0.36대 1을 기록했다. 모든 단지가 순위내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가장 먼저 공급된 지난 2월 현대산업개발의 ‘비전아이파크’를 571가구는 0.56대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 3월과 6월 대우건설이 ‘비전2차 푸르지오’와 ‘비전3차 푸르지오’를 공급했다. 청약경쟁률은 2차는 0.54대1, 3차는이보다 더 떨어진 0.11대1을 보였다.
또 지난해부터 3차례에 걸쳐 신규 아파트를 공급한 GS건설의 ‘자이더익스프레스’는 비교적 양호한 청약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6월 분양한 3차는 0.47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같은 분양단지 청약성적 부진은 공급과잉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올해 평택시장에는 1만7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있다. 여기에 지난해 1만2000여가구와 2014년 8000가구를 합하면 최근 3년 동안 분양(예정물량 포함)된 가구는 4만7000가구에 달한다.
특히 평택지역 분양단지는 공급과잉이 현실화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까지 평택 지역에서는 1만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더 공급된다. 이 때문에 분양 중인 아파트들은 대거 비상에 걸렸다. 미분양 상황에서 대단지 신규 아파트가 잇달아 공급될 예정이라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분양 적체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평택시 미분양주택은 1169가구로 전년 동기(165가구)와 비교하면 6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평택 택지지구와 가까운 곳에 고덕산업단지가 포함된 고덕국제신도시 분양도 예정돼 있어 미분양 완전 소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때까지 천천히 분양하려고 했지만 계획을 바꿨다”며 “되도록 빨리 털고 나갈 수 있도록 분양계획을 수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평택은 계속해서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며 “단기간 공급량이 많다보니 미분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가격차이가 크다 보니 갈아타기 수요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예정된 물량이 모두 시장에 나온다고 가정하면 공급 부담에 따라 미분양이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