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한 일정에 기업들 답답...금융당국 '애매한 피드백만'
[뉴스핌=이광수 기자] 로보어드바이저 업계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테스트베드(regulatory sandbox)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준이나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가 이달 말 가동을 앞둔 가운데 여전히 운영 방식과 규칙, 전산망 등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테스트베드와 관련해선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다면서도 "일정 연기 계획은 없다"고 애매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기본적인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 무대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서만 미국의 웰스프론트나 베터먼트처럼 전문인력 없이 로봇 스스로 운용을 할 수 있는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운용 과정에 자문 인력이 필수로 있어야 하는 백오피스(Back Office)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증권사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에겐 이번 테스트베드 결과가 향후 사업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테스트베드 결과가 좋지 못하면 접근성과 수수료, 인지도 등에서 경쟁 업체에 뒤지게 된다. 문제는 7월 말로 테스트베드 일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렇다 할 준비를 하지 못해 시간적 부담만 늘어나는 상황인 것.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이달 말일에 선보인다 해도 3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참가 신청이나 관련 업체 공청회, 가이드라인 등을 거치려면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스트베드의 기술적인 운영 주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코스콤이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콤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위한 사무국을 신설했다. 코스콤은 위탁 운영이 확정되면 전산망을 곧 바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서도 코스콤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차원에서도 금융당국에 주기적으로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진행된 바가 없다는 대답만 듣고 있다"며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대비를 할텐데 지금은 기다리고만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