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 일본 등 기록 속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1일(현지시각)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규모가 11조7000억달러로 불어난 가운데 전례 없는 기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1.382%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완만하게 반등했다.
이날 수치는 앞서 2012년 7월24일 기록한 장중 기준 최저치인 1.389%를 밑도는 것이다. 당시 10년물 수익률은 1.492%로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2.19%까지 떨어지며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가 4일 연속 강하게 반등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진정되지 않는 움직임이다.
영국 국채 수익률도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8bp 밀리며 0.78%까지 떨어졌다. 수익률은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0.87%에 마감했다.
전날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가 내달 금리인하를 포함한 통화완화 정책을 단행할 입장을 밝힌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foA)-메릴린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5년 이상 영국 장기물 국채는 21%에 달하는 사상 최대 수익률을 올렸다.
이날 독일 10년물 수익률 역시 장중 마이너스 0.14%까지 떨어진 뒤 4bp 내린 0.12%에 마감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수익률 역시 각각 11bp와 9bp 내렸다.
일본 10년물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 0.245%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5년물 수익률도 마이너스 0.178%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들어 선진국 국채 수익률은 뚜렷한 하강 기류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과 중앙은행의 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자금을 국채시장으로 몰아간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익률 하락이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루이스 코스타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국채시장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고 있다”며 “조만간 미국 국채 수익률이 또 한 차례 급락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부채 규모가 높은 국가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틴 렝크 DZ뱅크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국채시장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부채 규모가 높은 국가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완화를 추가로 확대할 경우 금융시장과 매크로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투자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시무스 맥 고레인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 국채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영국과 일본, 유로존 등 중앙은행이 올해 일제히 부양책 확대에 나서는 한편 미국은 그리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25%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