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총재 기준금리 인하 언급
파운드-국채 수익률 '뚝' 주가는 랠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30일(현지시각)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 여름 통화완화 정책을 단행할 입장을 밝힌 것.
이날 움직임은 투자자들 사이에 이미 예측됐던 일이지만 소식이 전해진 뒤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사진=블룸버그> |
이날 마크 카니 BOE 총재는 브렉시트 충격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금리인하를 포함한 부양책 카드를 꺼낼 뜻을 밝혔다.
금리인하와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국 실물경기의 둔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카니 총재는 강조했다.
지난 23일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에 앞서 BOE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가계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으로 경제 성장률이 크게 꺾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기업 및 은행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카니 총재는 “개인적으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올 여름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경기 타격에 대한 일차적인 진단은 오는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또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전망은 8월 새롭게 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또는 심지어 0%까지 떨어뜨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 이날 카니 총재가 금리인하 이외 정책 수단을 언급한 점과 관련, 투자자들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확대될 여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카니 총재는 “영국 경제가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연성이 가장 높은 경제국에 해당하며, 인프라와 인력 등 펀더멘털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어 브렉시트에 따른 변화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래 잠재적인 경제 성장률과 고용, 실질임금 등 실물경기 각 부문의 향방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만으로 장담하기 어렵다”며 “이는 중앙은행 이외에 보다 광범위한 차원의 대응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카니 총재가 통화완화 의지를 내비치자 금융시장은 즉각 강하게 반응했다.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하락, 한 때 파운드/달러 환율이 1.3206달러까지 밀렸다.
장 초반 약세 흐름을 보였던 영국 FTSE100 지수는 부양책 기대에 상승 반전,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3거래일 사이 8.7% 급등해 2009년 이후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영국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떨어졌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8bp 내린 0.87%에 거래, 신저점을 찍었다. 2년물 수익률이 마이너스 0.04%까지 밀리며 사상 처음으로 0% 아래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