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게임 점유율 60%…신작 출시 앞둔 국내 게임사 '긴장'
[뉴스핌=최유리 기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부는 외산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상위권에서 장기 독주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에 신흥 강자 '오버워치'가 합류하면서다. 1위 타이틀을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게임의 점유율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50%를 훌쩍 넘어섰다. 거센 외풍에 오랜 공백을 깨고 하반기 신작 출시를 앞둔 국내 게임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PC방 게임 사용 시간 점유율=게임트릭스> |
23일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회사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오버워치는 사용 시간 점유율(21일 기준) 30.1%로 1위에 올랐다. 28.5%를 차지한 롤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린 결과다. 롤은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2012년 말에 내놓은 팀플레이 전략(AOS)게임이다.
오버워치는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4일 출시한 1인칭 총싸움(FPS)게임이다. 고유한 무기와 능력을 가진 영웅 중 하나를 골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대결하는 방식이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굵직한 게임을 흥행시킨 블리자드가 처음으로 내놓은 FPS 장르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신작 오버워치가 롤을 앞서면서 게임업계는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라는 반응이다. 최근 4년 가까이 1위를 놓치지 않은 롤을 한 달 만에 따돌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버워치는 출시 당일 점유율 10%대로 스타트를 끊은 후 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지난 17일 처음으로 롤을 앞선 후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전 기념 행사부터 반응이 뜨거웠고 출시 후 성적도 기대 이상"이라며 "PC방 빅3로 꼽히는 롤,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가 장기집권하는 가운데 2015년 이후 나온 신작이 빅3에 안에 드는 것은 오버워치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두 게임이 60% 가량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이들과 2위권 밖의 게임들 사이에는 일종의 절벽이 생긴 상황이다. 3위로 밀려난 넥슨의 '서든어택'부터 한 자리수 점유율(8.6%)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로 범위를 좁히면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서든어택을 비롯해 '피파온라인3(넥슨)', '리니지(엔씨소프트)', '던전앤파이터(넥슨)', '블레이드&소울(액션스퀘어)', '아이온(엔씨소프트)' 등 6개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총 점유율은 21.2%에 불과하다.
거센 외풍으로 올 하반기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인 국내 게임사들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오랜 개발 기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인 신작들이 빛을 보지 못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롤과 격차가 크지만 2위를 지켜왔던 국내 게임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반응이다.
넥슨은 넥슨지티가 개발한 신작 온라인 FPS게임 서든어택2를 내달 6일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미지=넥슨> |
하반기 출격을 앞둔 국산 온라인 게임은 '서든어택2'가 대표적이다. 전작 서든어택 이후 11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넥슨은 지난 20일 서든어택2의 사전등록을 시작하는 한편 TV 광고에도 돌입했다. 106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달린 전작 효과에 힘입어 내달 정식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신작 FPS '아이언사이트'의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오버워치, 서든어택 등 FPS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함께 상승 효과를 누리겠다는 설명이다. 스마일게이트도 연내 '로스트아크'의 비공개테스트(CBT)를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PC방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자들 눈에 잘 띈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면서 "하반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개발력과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게임사들이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