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소화 vs 악재 끝나지 않아"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14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과 모간스탠리가 삼성SDI에 대한 투자 의견에서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 주목된다.
한 쪽은 삼성SDI를 둘러싼 최근 악재가 대부분 소화된 가운데 테슬라를 비롯한 호재로 배터리 시장 전망이 기대된다는 의견인 반면, 배터리시장은 앞으로 공급 과잉으로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할 것이란 견해가 맞서고 있다.
◆JP모간 "수요 전망, 테슬라에 주목"
지난 13일 자 미국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JP모간의 제이 권 분석가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삼성SDI 주가는 올들어 여전히 3% 하락한 상태"라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지난 1월 중국의 전기버스용 배터리 보조금 중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 중국발 우려는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조금 중단은 오직 전기용 버스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SDI는 여전히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DI의 목표가를 14만원으로 올려잡았다. 14일 오전 11만2000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는 현재가에 비해 25% 추가 상승 여력을 본 셈이다.
JP모간은 테슬라의 부품 조달 다각화가 삼성SDI에도 해당되고, 이것이 현실화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이 권 분석가는 "2018년 예상치(2018E)를 뛰어넘는 배터리 수요 전망과 가정용 배터리에 대한 잠재적 공급(전망)을 고려할 때, 삼성SDI가 테슬라와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삼성SDI가 테슬라에 배터리를 시험용으로 배송했다는 보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SDI의 삼성디스플레이 보유 지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를 갖고 있다. JP모간은 "내년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란 소식은 지분 가치평가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1년 주가 추이 <자료=배런스> |
◆모간스탠리 "중국 악재 진행형… 과잉공급 우려"
반면 모간스탠리는 중국발 악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배터리 제작 업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시장이 과잉 공급 국면에 접어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숀 킴 분석가는 "중국 우려는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배터리 생산업체를 육성하고 있다"면서 "반도체처럼 배터리 시장은 과잉 공급과 가격 인하에 고통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의 목표가를 8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보다 23%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고품질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급 업체의 숫자는 지난 1년 6개월 전 10곳에서 30곳으로 3배가량 늘어난 상태다. 또 2015년에서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매년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공급량은 같은 기간 4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 결과 2019년 초기엔 배터리 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숀 킴 분석가는 중국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와와 한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코발트 배터리 시장의 진입 장벽 차이는 가격보다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코발트 에너지는 보통 값 싼 LFP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데, 공급 과잉과 낮은 이용률로 코발트 배터리 가격이 비용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숀 킴 분석가는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개발과 기술 발전 습득이 곧 분명해진다"면서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의한 추가 생산능력이 갑자기 현실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