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등급 회사채 자금 유입 급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펀드가 8주만에 처음으로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등급 채권 펀드의 자금 유입은 둔화됐다.
최근 경제 지표 개선과 국제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의 강한 저항력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리스크-오프’ 움직임에서 반전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출처=블룸버그> |
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한 주 사이 주식펀드로 1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미국 주식펀드가 12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흡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머징마켓 주식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억달러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투자자들은 5주만에 처음으로 턴어라운드를 이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EPFR과 웰스 파고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등급 채권 펀드로 밀려든 자금이 같은 기간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말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며, 전주 유입된 자금에 비해 무려 80% 급감한 수치다. 연초 이후 관련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40억달러에 달했다.
펀드매니저들은 투자등급을 중심으로 한 채권시장의 강한 랠리가 불편하다는 표정이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이다.
토드 로웬스타인 하이마크 캐피탈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채권의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등급 채권의 투자 안전성이 크게 고평가된 상태이며, 더 이상 저가 매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투자등급 채권시장은 5.4%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를 앞질렀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국채 규모가 10조달러 기록을 깼고, 이 같은 움직임은 회사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주식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 사이에 뚜렷한 엇박자가 나타났다. 지난 한 주 사이 ETF로 64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든 반면 뮤추얼펀드에서는 49억달러가 빠져나간 것.
마이클 하네트 BofA-메릴린치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뮤추얼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진하면서 규제가 강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별로 유럽 주식펀드가 17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해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