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부위원장으로 대표단 이끌고 방중…북중 관계변화 가능성 주목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외무상을 지낸 리수용 북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이 31일 수십명에 달하는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北京)을 전격 방문했다. 올해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북한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전 외무상)이 지난해 10월 1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리 부위원장이 탄 북한 고려항공기는 이날 오전 평양을 출발해 오전 9시50분(현지시각)께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오전 10시20분께 귀빈실을 빠져나와 중국과 북한 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의전 차량 10여 대와 미니버스 등에 나눠타고 베이징 시내로 향했다.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과 순찰차량을 배치해 리 부위원장 일행을 경호했다. 중국은 통상 북한 고위인사가 외국 방문을 위해 자국을 경유할 때는 이 같은 의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측근인 리 부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중국과 북한 사이에 이뤄질 대화 내용이나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 부위원장은 이달 초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과거 당비서)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난달 외무상 신분으로 유엔을 방문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기도 했다.
북한과 중국은 올해 들어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동참 등으로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었다.
그러나 지난 9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공산당 총서기)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추대를 축하하는 전문을 보낸 데 이어 최근 중국 올림픽 남자농구대표팀이 북한에서 친선경기를 갖는 등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북중 남자농구대표팀 간 마지막 경기는 김 위원장이 직접 관람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