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제주포럼 이은 공식일정 소화…'충청·영남 연대' 주목
[뉴스핌=이영태 기자]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강하게 시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과 경북 안동 하회마을, 경주로 이어지는 이틀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지난 26일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제주포럼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세계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기조연설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10여 분간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헬기를 타고 안동 하회마을로 이동한다. 반 총장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보물 제414호)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하고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기념식수는 충효당 앞마당,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식수한 곳 바로 옆에 할 계획이다. 당초 기념용 식수로 배롱나무가 유력했으나 하회마을 기후 등을 고려해 생존력이 높은 주목나무를 기념식수로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충효당에서 오찬이 이어진다. 오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오준 주유엔대사, 권영세 안동시장, 새누리당 김광김(경북 안동) 의원 등 1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25일 방한해 관훈클럽 토론회와 제주포럼 일정을 소화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27일 다시 귀국한 반 총장은 28일 충청권의 맹주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전격 예방하는 등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지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 전 총리의 신당동 자택에 들러 30분간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눴다. 이날은 반 총장이 방한 기간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 일정'으로 비워둔 날이었다. 이날 회동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전 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밀 이야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반 총장은 JP를 만난 날 저녁 고건 전 총리, 노신영 전 총리를 비롯한 각계 원로들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찬을 가졌다. 오후 6시30분께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만찬에는 반 총장과 고건·노신영·이현재·한승수 전 총리와 충북 청원 지역구에서 13대~16대 의원을 지낸 신경식 헌정회장,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등 각계 원로 인사 14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부 장관을 지낸 노 전 총리는 반 총장의 멘토다.
◆ 반기문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시사 발언들과 행보 의미
반 총장은 지난 25일 제주포럼을 계기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내년 1월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며 "(임기종료 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자생적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 "미국 대선 후보들도 70세·76세다. 한국 같은 선진사회에서는 체력 같은 것은 별문제가 안 된다"는 등의 대선출마용 발언들을 쏟아냈다.
반 총장은 이후 주변 인사를 통해 "(내 발언이) 과잉해석된 거 같다"며 수위조절에 나섰으나 이미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 총장이 28일 김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9일 징비록을 남겼던 서애 류성룡(柳成龍) 선생의 안동 하회마을 고택을 방문하는 것도 향후 대선에서 충청권과 대구·경북(TK) 세력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회마을 일정을 마친 반 총장은 경주로 이동해 이날 오후 6시께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