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A0) 그대로지만 재무구조 악화
[뉴스핌=이영기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성우하이텍이 회사채 시장에서 보여주던 자신감이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 주목된다. 이달말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성우하이텍이 수요예측에서 발행금리수준을 높여 제시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재무지표 악화가 이유라고 진단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성우하이텍은 오는 26일 3년만기 회사채 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은 12일 진행된다.
성우하이텍이 수요예측에 앞서 제시한 공모희망 금리범위는 개별민평 -0.25%포인트~0.05%포인트.
이는 지난해 5월 발행할 때 제시했던 금리범위(개별민평 -0.30%포인트 ~ 0.00%포인트)에 비해 0.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회사채 시장에선 성우하이텍이 이같이 금리수준을 높여 제시한 이유를 전반적인 재무상태 악화로 보고 있다.
성우하이텍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 2012년 7782억원에서 지난해 1조3046억원으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의 1차협력업체로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기지인 중국, 체코, 인도 등에 함께 진출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계속 늘린 영향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35억원에서 1453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부담을 감당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이 7.6에서 5.3으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의 한 연구원은 "대규모 해외투자 지속에 따른 차입금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투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2018년 이후부터 재무구조의 점진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우하이텍이 지난해 5월 5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때 19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발행금리도 개별민평 - 0.22%포인트로 정해졌다. 그렇지만 이번 발행에선 지난해와 같은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제시금리도 높였기 때문에 성우하이텍이 자신감이 낮아진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성우하이텍의 순차입금/감가상각이전영업이익(EBITDA)가 3.5배, 차입금의존도 40%초과 상태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을 하향하겠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현재 성우하이텍의 순차입금/EBITDA는 3.2배이며, 차입금의존도는 40.4%다. 한기평은 올해말 기준으로는 성우하이텍의 순차입금/EBITDA와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배3과 43.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