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영국 총리 “리네커, 레스터시티 우승 팬티 공약 지키는 거죠?" ... 레스터엔 선수 이름 딴 거리 생길 예정. 영국 스포츠복권업체인 코랄이 개리 리네커(사진)가 BBC 방송에서 입을 팬티 색깔에 대한 베팅 배당률을 공개한 모습. 팬티 색깔과 함께 옆에 배당률이 적혀 있다. <사진= 코랄> |
[EPL] 영국 총리 “리네커, 레스터시티 우승 팬티 공약 지키는 거죠?" ... 레스터엔 선수 이름 딴 거리 생길 예정
[뉴스핌=김용석 기자] BBC의 간판 스포츠 프로그램인 매치오브더데이(Match of the Day) 진행자인 개리 리네커(56)의 공약 이행이 전 잉글랜드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개리 리네커는 지난해 12월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다면 다음 시즌 첫 번째 매치오브더데이에서 팬티만 입고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4일(한국시간) 영국 의회의 공식 일정인 대정부 질의에 참석한 레스터시티 지역구 의원인 키스 바즈는 레스터시티의 스카프를 두르고 나타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대한 감회와 자부심을 피력했고 개리 리네커의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일부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환호의 박수를 보내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에 마이크를 넘겨 받은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당연히 개리 리네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겠다"며 가세했다.
물론 개리 리네커는 당연히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레스터시티가 우승에 거의 근접했던 지난 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개리 리네커는 공약 시점인 12월에는 레스터시티가 정말 우승을 할 줄은 몰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개리 리네커는 이 인터뷰에서 "약속은 당연히 지킬 것이다. 지키는 방법에 대해 BBC 측과 의논했다. 사실은 BBC가 공영방송에서 팬티만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건 안 된다고 거절해주길 내심 기대했는데 막지 않겠다고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방송 나가기 2주 전부터 열심히 운동해서 멋진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개리 리네커는 레스터시티에서 태어나 레스터시티 선수로 활약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2차례 월드컵에 출전하며 10골을 기록했고, 수비수에게는 위협적인 스트라이커였으나 단 한 번도 경고카드를 받거나 심판에게 주의를 받은 적이 없을 만큼 신사적인 플레이를 선보여 FIFA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1992년에는 대영제국훈장을 받았고 은퇴 후에는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축구 컬럼리스트이자 방송 진행자로 활약하며 BBC 매치오브더데이를 10년 넘게 간판 축구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있다.
별로 유명할 것도 없고 특별한 일도 없던 작은 소도시인 레스터에는 유명한 것이 딱 두 가지뿐인데 바로 살아있는 개리 리네커와 죽은 리차드 3세라는 농담이 있다.
이는 몇년 전 리차드 3세의 무덤이 레스터에서 발견되며 레스터라는 이름이 갑자기 뉴스에 오르내리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이제는 레스터시티라는 전무후무한 축구 팀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레스터 시에는 개리 리네커의 이름을 딴 리네커 로드라는 거리명이 있다. 이번 우승 팀에 속한 여러 선수들과 라니에리 감독도 자신의 이름을 딴 거리 이름을 갖게 될 예정이다.
개리 리네커는 단순한 팬에 그치지 않았다. 15년 전에 레스터시티 구단이 재정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자 구단을 살리는 데 앞장섰다. 개리 리네커가 주도한 컨소시움이 레스터시티를 인수해 구단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아냈고 팀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팬들은 개리 리네커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드라마틱했던 올 시즌 개리 리네커는 SNS를 통해 절절한 팬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 당일에는 SNS를 통해 "나는 7세부터 레스터시티의 시즌권 소유자였다. 이런 날이 정말 올 줄 몰랐다. 숨이 막히다. 꿈일지도 모르겠다"며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또한 영국 스포츠복권업체인 코랄이 개리 리네커가 방송에서 입을 팬티 색깔에 대한 베팅을 내놓자, 개리 리네커는 파란색(레스터시티 유니폼 색상)은 배당금이 너무 적어 폴카도트 무늬(일명 땡땡이 무늬)에 걸겠다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가 개리 리네커 팬티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BBC> |
레스터시티 지역구 의원인 키스 바즈가 레스터시티의 스카프를 두르고 의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 BBC> |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