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 안 되면 법정관리…조선은 수주 없어 곤혹"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정부가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현대상선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핌 DB> |
유 부총리는 "용선료 협상이 잘 안 된다고 하면, 그 다음 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며 "법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정부의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을 안 도와주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굳이 필요하다면 그런 표현도 가능하다"며 "원칙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살려도) 살 수 없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원칙적이라는 것이 사실 작년 12월에 원칙과 방향을 발표했다"며 "이른바 한계기업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채권단 위주로 하는 것으로, 정부는 부득이 나설 때가 되면 나선다는 큰 원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국적 해운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해양수산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유 부총리는 "그런 생각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다"며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2개는 있어야 한다'라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지난해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좋지 않은 조선업에 칼을 댈 것인지 묻는 질문에 유 부총리는 "1분기 수주가 없다"며 "작년에 자금이 투입됐는데, 곤혹스럽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야당 수뇌부가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야당 두 대표가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해서 대단히 감사하고,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말해 환영한다"며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정부 힘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각계의 도움, 특히 국회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20일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김종인 대표가 말한 구조조정을 넘어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부총리는 "전향적으로 봐줘서 감사하다"며 "기왕 말을 했으니, 계류된 법안 통과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여야정 협의체도 할 수 있다"며 "얼마든지 소통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