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추적 60분’은 20일 밤 11시10분 ‘죽음을 부른 채팅앱’ 편을 방송한다. <사진='추적 60분' 캡처> |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2TV ‘추적 60분’은 20일 밤 11시10분 ‘죽음을 부른 채팅앱’ 편을 방송한다.
이날 ‘추적 60분’에서는 평균 거래시간 300초, 평균 금액 15만원, 주 거래 장소는 주차장. 스마트폰 랜덤 채팅 앱을 통해 이뤄지는 10대 소녀와 어른들의 은밀한 거래, 퍼질대로 퍼져있는 '성매매 네트워크'를 파헤친다.
한 청소년은 "교복 입고 오면 돈 더주고 어리거나 예쁘면 돈을 더 준다"고 털어놨다. 채팅 앱을 통해 성매매를 한 적 있는 한 성인은 "호기심에 해봤다. 일주일에 한 번 (스마트폰으로 청소년을) 만난 적 있다"고 말했다.
◆동반자살인가 타살인가 - 의문의 10대 여고생 변사사건
2014년 7월, 지방의 한 광역도시에서 강력반 형사들을 충격에 빠트린 의문의 변사사건이 있었다. 당시 형사들은 조사 직후 우울증과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만큼, 그날의 사건이 너무나 참혹했다고 말한다.
사건 현장인 원룸 안에서는 하루 전 ‘미귀가 신고’가 접수된 여고생 김양(가명), 그리고 2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원룸의 창문 안쪽과 현관문 틈은 청색 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번개탄을 피운 흔적도 남아있었다. 이 때문에 ‘동반 자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 형사. 그런데 김 양의 입 부분에는 테이프를 붙였다 뗀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흔적이 발견됐다. 김 양의 주변인들은 그녀가 사망한 남성과 일면식도 없는 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10대 여고생과 의문의 성인 남성. 그들은 어떤 관계이며, 왜 그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걸까.
사건 담당 형사는 “그 사건하고 나서 잠도 못 자요.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다. 그 날 트라우마로 정신병원도 갔다. 진짜 우울증 올 뻔 했다”라고 말했다.
‘추적 60분’ 죽음을 부른 채팅앱’ 편 <사진=KBS> |
◆생존자의 충격 고백-모든 게 채팅 앱 때문이었다
수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사망한 피의자가 애초 김양을 살해할 목적으로 본인의 집으로 유인했다는 것. 그리고 그 매개체는 다름 아닌 스마트폰 ‘랜덤 채팅 앱’이었다. 이성 간의 건전한 만남을 목적으로 한다는 채팅 앱이었다.
생존자 이선영(17세, 가명) 양은 “‘O톡’ 쪽지로 만남 가능하냐고 연락이 왔다. 거기 갔는데 그 집에 직접 만든 흉기 같은 게 되게 많았다. 살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취재 도중 ‘추적 60분’ 제작진은 사망한 김양 외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자가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차례 요청에도 만남을 거부해온 생존자는 방송 일주일 전, 추적60분 팀으로 연락을 취해왔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렵게 용기를 냈다는 그녀는 충격적인 그날의 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놓았다.
◆그들은 왜 채팅 앱에 빠져드는가
지난해 3월,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는 30대 남성이 채팅 앱으로 만난 여중생을 살해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채팅 앱으로 10대 청소년을 유인해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채팅 앱을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을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채팅 앱으로 소위 ‘조건만남’을 해왔다는 혜리(17, 가명)는 자신처럼 채팅 앱으로 성매매를 하는 친구만 주변에 열 명이 넘는다고 털어놓았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혜리와 친구들의 방과 후 일상을 따라가봤다.
채팅 앱을 통해 10대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17세’‘여성’이라는 프로필을 입력하자 1초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쪽지들. 대부분이 성인남성이었다. 이들은 왜 채팅 앱을 사용하며 10대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원하는지, 직접 만나서 그 속내를 들어봤다.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는 채팅 앱만 700개에 달한다. 관계자들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명 채팅 앱 개발사들과 투자자 취재를 통해 채팅 앱이 10대 청소년의 성매매 공간으로 악용돼 온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막을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본다.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랜덤 채팅 앱’을 통해 이뤄지는 10대 청소년과 어른들의 은밀한 거래 현장을 추적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