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균, 고아라, 이제훈이 4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고전 소설 속 주인공 홍길동과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물이 만났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제작 (주)영화사 비단길,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조성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제훈, 고아라, 김성균이 자리했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에 대해 “겁이 없고 정도 없고 기억도 없고 친구도 없지만, 모든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주인공 홍길동이 자기 개인적인 20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거대하고 충격적인 악의 존재와 맞서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 속 주인공을 홍길동이라 이름 지은 것과 관련, “고전 소설 속 홍길동전에서 가져온 거다. 이름 뿐 아니라 원래 홍길동이 가지고 있던 것, 예컨대 자기만의 방식으로 부조리한 사회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거나 이전 세대와의 갈등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걸로 한국적인 영웅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성희 감독은 “홍길동이 가장 이름다운 이름, 많이 쓰이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주변에서 홍길동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을 본 적 없다. 어디에나 있지만, 사실 아무 데도 없는 익명성이 영화 속 유령 같은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다만 고전의 인물보다 교활하고 가끔은 비겁하고 가끔은 잔인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제훈이 4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홍길동 역을 맡은 이제훈은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영화 속에서 홍길동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서 괜찮을까 걱정됐다. 근데 감독님께서 ‘그게 홍길동만의 매력이다, 분명히 홍길동이란 인물이 영화 속에 등장해서 관객들이 본다면 새롭고 신선하게 각인될 것’이라고 말씀해줘서 그거 믿고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홍길동과 대립하는 검은 조직, 광은회의 숨은 실세 강성일 역의 김성균은 “이제훈 씨가 정말 준비를 많이 해왔다. 너무 호흡이 잘 맞았다. 전 그냥 (이제훈이) 준비해온 홍길동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게다가 미술, 조명 등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팽팽한 긴장감을 줄 수 있게 돼있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조성희 감독은 “사실 전 더 팽팽했으면 했다. 두 분이 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항상 멀리하고 했으면 했는데 두 분이 가깝게 지내서 연출자로 보기 안좋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두 분이 선하고 재밌는 분이라 다른 연기자, 스태프하고도 같이 지내서 고마웠다”고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끝으로 조성희 감독은 “촬영, 조명, 미술, 연출 등 많은 부분에서 굉장히 전통적인 필름 누아르를 표방해서 출발했다. 1950~60년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어떻게 하면 1980년대 대한민국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올 수 있을까 가공하고 변형하는 게 관건이었다”며 “그 점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은 오는 5월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