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신소재, 車통해 경쟁 가속
[뉴스핌=김기락 기자] 쌍용자동차가 초고장력 강판전(戰)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티볼리 에어에 초고장력 강판을 71%를 적용, 현대·기아자동차 주요 차종의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중인 51%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티볼리 에어는 전체 차량에서 초고장력 강판을 세계 최고 수준인 71%를 적용했다. 티볼리 에어의 초고장력 강판은 포스코 제품으로, 현대제철 강판을 쓰는 현대·기아차를 정조준 한 것이다.
초고장력 강판은 차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연강판에 비해 두께는 얇으면서 강도는 더 높인 강판을 말한다. 현대·기아차는 인장 강도 60kg/㎟급 이상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위면적 1제곱밀리미터당 60kg의 힘을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차량의 충돌 안전성과 연비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초고장력 강판 수치가 높을수록 강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높은 차량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 안전성 향상 외에도 차량 경량화에 따른 운동 성능 향상 및 배출가스 감소 효과도 크다. 때문에 초고장력 강판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티볼리 에어 초고장력 강판의 강도는 현대·기아차 수준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포스코에 확인 결과, 티볼리 에어의 고강도강 강도는 경쟁사의 초고장력 강판과 동등하거나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사인 포스코에서는 초고장력 강판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월드 프리미엄 고강도강으로 부르고 있다.
투싼을 비롯해 스포티지, 제네시스 EQ900, 신형 K7 등 신차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은 51% 이상이다. 이는 BMW 5 시리즈 32%, 벤츠 E 클래스 16%, 아우디 A6 25% 등 독일 명차 대비 2~3배 높은 수치다. 국산차가 수입차 보다 안전하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시각을 불식시킬 만하다. 특히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차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53%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장력 강판 비율이 높다고 해서 안전도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신형 투싼은 국토교통부의 안전도 종합등급 100점 만점 기준 91점을 기록, 최고 안전도인 1등급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과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만큼,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도 포스코의 고장력강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SM6 강판은 100% 포스코 제품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포스코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차 개발에 따른 고강도강 개발 및 신소재 적용 등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엔진 및 변속기 등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차량 안전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 강판이 충돌 안전성 및 차체 경량화에 직결되는 만큼, 철강 회사의 제품 전략이 자동차 회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고, 강판 외에 석유화학, 플라스틱 등 신소재 분야의 경쟁으로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