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2% 성장…연준 긴축 중단 불가피"
[뉴스핌=김성수 기자] 씨티그룹이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이상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4.5% 수준에 그치면서 세계 경제도 성장률이 2%를 밑도는 침체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씨티는 이어 신흥국은 달러 강세가 잦아들면서 그간의 악재를 딛고 자산가치가 회복할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포함해 주요 신흥국 33개 종목을 추천했다.
◆ 세계경제 침체 맞을 수도…연준 금리인상 철회
윌리엄 뷔터 시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였던 2.7%에서 0.2%포인트(p), 작년 중순 전망치 3.4%보다 0.9%p 낮춘 것이다.
뷔터 수석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장률이 일정 수준 부풀려져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세계 경제성장률은 2%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중국 경제가 실제 성장률이 4.5%에 그치는 등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중국 경제 성장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도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뷔터 수석은 경고했다. 올해 전 세계 기업 순익 증가율도 3.5%에 그쳐 기존 전망치였던 7%에서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연준은 기존에 계획했던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고, 달러 강세도 자연스럽게 멈추게 될 것이라고 뷔터는 내다봤다. 이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올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추이(파란색)와 선진국(빨간색) 및 개발도상국(검은색) 성장률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 신흥국 주식, 삼성전자 포함 33종목 추천
씨티는 달러화 강세가 역전됨에 따라 신흥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는 등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달러 강세는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등 신흥국 자산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상이 멈추면서 달러 강세가 둔화될 경우 신흥국 자산가치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고, 이는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신흥국 경제는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신흥국 자산 가격에는 이미 악재가 많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 주가는 선진국 주식보다도 많은 악재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며 "개별 지역 중에서는 동유럽·중동·아프리카·남미 지역보다 아시아 지역을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씨티가 포함한 33개 신흥국 증시 매수 추천 종목들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기업이 차지했다. 또 미국과 교역이 많은 기업이나 아예 교역과 관계가 없는 종목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도 매수 추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홍콩에 상장된 본토 대형종목인 중국은행과 핑안보험, 텐센트, 샌즈차이나, 차이나리소시즈랜드 등 5개 종목이 포함됐다.
그 외에도 인도 오로빈도제약, 액시스은행, 릴라이언스, 태국 방콕은행, 필리핀 아얄라랜드, 이스라엘의 하포알림은행, 터키의 TAV, 러시아의 로즈네프트와 S5리테일그룹, 폴란드의 부디멕스와 엘렉트로부도바, 페루의 크레딧코프은행, 멕시코 그루포피난시에로반노르테, 브라질 브라스켐 등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 역시 신흥국 통화가치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면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신흥국 통화에 대한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치가 향후 2년간 달러대비 소폭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