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60% 올해 글로벌 증시 손실
이머징마켓 ETF 6주 연속 자금 썰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사상 최악의 새해 첫 출발을 맞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깊은 비관론에 빠졌다. 올해 말까지 글로벌 증시가 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험자산 ‘팔자’가 날로 두드러지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는 진단이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6주 연속 자금이 썰물을 연출, 냉각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침통한 중국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16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올해 글로벌 증시가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가 60%에 달했다.
골드만 삭스의 매크로 컨퍼런스에 참석한 투자자들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올해 리스크를 감안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으로 현금을 꼽았다.
연초 이후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9% 가량 떨어진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는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 삭스 주식 전략 헤드는 “펀드 매니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비관론”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침체 위기가 닥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민간 소비가 탄탄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비관론은 자금 흐름(펀드플로)에서 정확히 확인되고 있다. 경기 둔화의 원흉으로 지목된 중국을 포함해 이머징마켓 ETF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한 주 사이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 관련 ETF에서 4억363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이머징마켓 ETF는 6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관련 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는 57억3000만달러로 불어났다.
특히 중국과 홍콩 관련 ETF에서 1억87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머징마켓 ETF 자금 유출 가운데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금값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고 있지만 골드만 삭스는 상승에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투자자들의 우려만큼 실물경기 하강이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금 선물은 최근 온스당 1200달러 선을 훌쩍 넘으며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에 오른 상황. 골드만 삭스는 금값이 3개월 이내 온스당 1100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12개월 사이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일부 IB들은 금융시장과 실물경기를 위협하는 가장 커다란 악재는 투자자 심리와 이에 따른 자산 가격 급락일 뿐 펀더멘털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