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및 외환 트레이더 포지션 수정 '분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적어도 2018년까지 미국의 금리인상은 없다.”
채권 트레이더들 사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기대가 크게 꺾였다. 전세계 경제의 하강 기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데다 재닛 옐런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해외 변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2018년 2월까지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재닛 엘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뿐만 아니라 연준이 오히려 금리인하를 실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곤갈브스 노무라 홀딩스 채권 전략 헤드는 “글로벌 경제가 후퇴하는 상황에 미국이 ‘나홀로’ 성장을 달성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해외 변수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내비치면서 긴축 속도의 둔화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금리인상 여지를 여전히 열어 뒀다.
하지만 실물 경제 및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은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당장 3월 금리인상이 불발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말까지도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선물시장이 예상하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불과 2개월 전 94%에서 10%로 곤두박질쳤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꺾이면서 외환 파생상품 트레이더들도 분주해졌다. 특히 달러 상승 포지션을 수정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로코 치에리키 R.J. 오브라이언 앤 어소시어츠 부대표는 “트레이더들이 금리 동결은 물론이고 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단순히 ‘리스크-오프’가 아니라 패닉을 전제로 한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그 밖에 선진국의 단기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11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2년물 미국 국채와 캐나다 및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0.7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말 스프레드는 통화정책 탈동조화에 대한 관측으로 인해 금융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했던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벌어졌지만 상황이 급반전했다.
한편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에 대한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옐런 의장 역시 전날 의회 증언에서 법적 정당성을 근거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필요한 경우 이를 도입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