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 크지 않아…필요시 금리 내릴 것"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호주 증시로까지 미친 가운데 글렌 스티븐스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추가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일 하원 경제위원회에 출석한 스티븐스 총재는 호주 인플레이션율이 향후 1~2년에 걸쳐 지나친 수준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작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0%로 유지해오고 있는 RBA는 이달 정책회의에서도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와 상품가격 약세가 호주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은 호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RBA 예상보다 더딜 것이며 인플레이션도 원하는 상승 속도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중 추가 금리인하를 확신했다. 또 HSBC 소속 폴 블록스햄 분석가도 "RBA가 최근 양호했던 고용 성장세와 기업 지표에 안심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계속 낮을 것으로 보여 올해 중 추가 인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올 8월 호주 중앙은행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75%로 떨어질 가능성을 100%로 종전의 84%보다 높여 잡았다.
호주 S&P/ASX200지수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이번 주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된 패닉 분위기가 호주 증시를 짓누른 점도 부담이다. 호주증시 ASX200지수는 작년 4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진 상태로 주가로는 6000억달러 정도가 증발한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비교적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RBA 금리 동결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고용 시장도 지속 가능성을 두고서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븐스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한 영향과 호주 고용시장 흐름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광산업계가 올해 최악의 상황을 지날 것으로 보이며 그 외 산업부문도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세는 완만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혼란이 호주 경제를 해쳐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