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순익·배당 '양호'…물가상승·수요부진은 우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호주 증시가 내년 아시아 증시 최고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양호한 순익 증가세와 배당률 성장에 힘입어 내년에 16% 넘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호주증권거래소에서 대표지수 S&P/ASX 200지수가 내년 연말에 6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주가 수준에서 16.7% 상승한 수치다.
최근 1년간 호주 S&P/ASX 200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는 최근 철광석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 전체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철광석이 톤당 40달러 선 밑으로 떨어지고 유가도 최저치를 경신하자 호주의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 기업들 주가가 폭락한 탓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호주달러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정도로 호주 경제는 철광석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현재 호주 증시는 주가순익배율(PER)이 15.3배에 그쳐, 올해 고점인 17.1배에서 다소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CS는 호주 기업들이 비용 삭감 및 자본 확충,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자본이익률을 16%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호주 증시의 총 수익률이 21%로 치솟을 것이며, 달러화 기준 수익률은 13%에 이를 전망이다.
CS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감안해도 호주 기업들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호주 기업들은 내년 6월에 시가총액대비 미래현금흐름(FCF Yield)이 5%를 넘어설 것이며, 비금융 기업들은 이 비율이 1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호주 비금융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6% 위축됐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전망이다. CS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시가총액대비 미래 현금흐름이 신용등급 A등급인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헬스케어 섹터는 강력한 '캐시카우'가 될 것이며, 필수소비재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각각 분석됐다.
배당률을 봤을 때도 호주 기업들은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판단됐다. CS는 호주 기업들의 배당 증가율이 내년 6월 기준 2%로 올해 5%에서 소폭 둔화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S&P/ASX 200지수 기업들의 경우 순익의 81%를 배당으로 지급해, 올해 6월의 79%보다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설비업종주와 금속 광업주는 이익의 10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등 배당 귀족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CS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호주 증시에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지목했다. 호주 기업들은 배당률이 높아 현재의 저물가 상황에서 투자 매력이 높지만, 물가가 급등할 경우에는 이러한 장점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호주 기업들이 설비투자가 많지 않아 미래 성장동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글로벌 수요가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