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펀드 5주 연속 자금 썰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현금이 투자자들 사이에 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크 회피 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에서 앞다퉈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주가 폭락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여름 이후 현금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형펀드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식형 펀드는 5주 연속 기록적인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또 지난 2개월 사이 주식형 펀드를 이탈한 자금 규모는 약 55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2개월 사이 국채를 포함한 채권 펀드로는 15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침체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몰아갔다는 분석이다.
이와 별도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이후 현금 및 머니마켓펀드의 자산이 2080억달러 밀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채권에서는 46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주식으로는 70억달러가 유입됐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이 극심한 시장 변동성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며 “손실 리스크를 피하는 데 최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바닥권으로 떨어졌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금 선호도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BofA는 사실상 지난해 현금이 채권펀드나 주식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캐머론 브랜트 EPFR 리서치 이사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매크로 경제 지표가 부진한 데다 전세계 기업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회복의 신호를 보내지 않는 상품시장까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입을 부추길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머징마켓 관련 주식펀드에서 ‘팔자’가 두드러졌다. 이들 펀드는 14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JP모간은 이번주 미국 경제가 앞으로 12개월 사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24%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핵심 경제 지표들이 최근 일제히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강 기류는 미국에 제한된 얘기가 아니다. 중국과 유로존을 포함해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후퇴하고 있다.
데이비드 비안코 BofA 전략가는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현 수준에서 15% 떨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 약세가 가치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