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울트라 부양책 '악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은행주가 바닥 모르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해 수익 압박을 받고 있는 데다 시장 급등락에 따른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까지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08년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맨해튼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어닝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행주가 위기 수준까지 밀렸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24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 쳤고,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역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산탄데르와 BBVA, 유니크레디트 역시 일제히 유로존 부채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 금융 섹터는 연초 이후 11% 급락했다. 4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힘을 실었다. 일본의 금융주 역시 연초 이후 시가총액의 약 25%를 상실했다.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울트라’ 부양책이 은행주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자마진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이후 은행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상품 가격 급락에 따라 에너지 섹터의 여신의 부실 우려가 높아졌고, 이 역시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드 해리스 올드 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 신용 애널리스트는 “극심한 저금리 여건이 금융권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리인상 기대가 높았지만 올해 초 상황이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브래들리 골딩 크리스토퍼슨 롭 앤 코 이사는 “대출부터 트레이딩까지 경쟁이 크게 고조되면서 은행권의 수익성이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주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장 환경과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는 얘기다.
데이비드 모스 BMO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금융주가 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2008년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대차대조표 측면에서나 유동성 측면에서나 은행권의 저항력은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상당수의 은행주가 과매도 상태이며, 상품시장을 포함한 여건이 개선될 때 가파른 주가 상승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다.
모스 펀드매니저는 실제로 최근 ING의 주가 추이에서 장밋빛 전망이 가시화됐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