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순익 10% 전후로 증가... 산은 적자 감안시 7조원대 유력
[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당기 순이익이 3년만에 8조원대로 복귀했다. 초 저금리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비은행 부문 수익 증가와 비용 줄이기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4일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2015년 실적을 모두 내놨다. 이들 지주사의 총 당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이 8조원대를 넘긴 해는 2000년대 이후 2011년(8조8704억원) 2012년(8조3751억원) 등 두 차례였다. 이후 경기 침체로 2013년 4조2217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2014년에 6조1449억원으로 회복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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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신한금융지주 2조3700억원, KB금융지주 1조7000억원, 기업은행 1조1000억원, 우리은행 1조원, 하나금융지주 9300억원, BNK금융지주 4800억원, DGB금융지주 2940억원, NH농협금융지주 4000여억원 등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적자가 예고돼 있어 지주사 총 순이익 8조원대가 깨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산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2014년보다 향상됐다.
우선 신한금융지주가 2조3722억원(2014년 대비 14% 증가)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한 것이 주목된다. 특히 8년 연속 금융권 순익 1위다.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순익 증가 폭이 매우 컸다. 우리은행은 무려 143%나 증가한 1조593억원을 기록했다. 이광구 행장이 취임 후 지난 1년간 자산건전성 개선을 강력하게 주문한 이후, 대규모 부실여신이 발생하지 않은 결과다.
KB금융지주도 21%나 늘어난 1조6983억원을 달성했다. 비이자부문 영업 강화에 따른 수수료이익 증가(11.0%)와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인한 신용손실충당금 감소(15.5%)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은행 수익만 1조원을 넘기는 성과를 냈다. 2014년에 연결기준 순이익 1조원 달성 이후 작년에 기업은행(개별기준)으로 1조239억원을 벌었다. 2014년에는 9358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1506억원으로 11.5% 늘었다. 대기업 부실 여신이 없었고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난 효과로 은행 측은 본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순이익 9368억원으로 자산규모가 가장 큰데도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외환은행 통합비용을 모두 정리하기 위해 일시에 2505억원을 비용 처리했고 임직원 특별퇴직에 2545억원 등 총 5050억원 일시적 비용이 늘어서다. 이 비용을 제외했다면 순이익은 1조4000억원 수준이라고 하나금융 측은 설명한다.
지방은행계 지주사의 경우 BNK금융지주가 4855억원으로 전년보다 40% 감소했지만, 2014년말 경남은행 인수 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작용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하면 1224억원 늘었다.
DGB금융지주는 전년대비 28.0% 증가한 2941억원을 달성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순이자마진(NIM)이 더 떨어지지는 않고 지난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이익 안정세가 올해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