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물 국채 수익률 -0.5%까지 하락한 뒤 3년 지속 지속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은행권을 대상으로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할 움직임이다.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것.
외부 변수의 영향과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꺾인 데 따라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2일(현지시각) 장중 1.86% 선까지 밀리는 등 금리 하락 압박이 높아지자 정책자들이 은행권의 펀더멘털 타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 항목에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저항력을 포함하기로 했다.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중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머무는 상황을 포함해 발생 가능한 다수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금융권의 기초체력을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수년간 수 차례에 걸쳐 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9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한 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3개월물 수익률은 마이너스 0.05%까지 밀렸다.
하지만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연준은 3개월물 수익률이 올해 하반기 0.5%까지 떨어진 뒤 이 수준에서 2019년 1분기까지 유지되는 상황을 가정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금리 향방에 대한 연준의 전망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책자들 사이에 비둘기파 발언이 꼬리를 물고 있어 주목된다.
전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근거로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자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경기가 예상 밖으로 둔화되거나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잠재적인 가능성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금리인상 기대감은 크게 꺾였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올해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단 한 차례도 올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종전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낮춰 잡았다.
지난달 회의 성명서와 4분기 GDP 성장률을 감안할 때 네 차례의 금리인상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S&P는 예상했다.
오는 5일 발표되는 1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9만건에 그칠 것으로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고용 지표가 후퇴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감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3월 회의에서 부양책을 확대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마이너스 금리를 추가로 단행하거나 양적완화(QE)를 늘릴 수 있다는 것.
이 밖에 중국과 일본이 통화완화를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캐나다와 호주 역시 부양책을 시행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월가의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