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비유동 장기 투자 자산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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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걷잡을 수 없는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월가 구루들이 취하는 전략은 다소 상이하다.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변동성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 자금을 묶어두는 움직임이 대형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적어도 연간 기대 수익률을 근간으로 한 해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는 형태의 전통적인 접근이 2016년에는 걸맞지 않다는 것이 구루들의 의견이다.
또 여러 측면에서 땅 짚고 헤엄 치기 식의 수익률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른바 개미들도 인식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졌고, 여기에 투자 심리 급랭과 상품시장 움직임까지 맞물린 변동성이 안전한 베팅을 처음부터 어렵게 하고 있다.
뱅가드 그룹은 앞으로 10년간 주식 투자 수익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빌 맥냅 뱅가드 최고경영자는 “올해 금융시장이 2008년의 위기를 재연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장기 수익률이 크게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10년간 주식 투자 수익률이 최대 5~7%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한계 수위를 넘어선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 측면의 현안들이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의 투자가들은 연말 수익률을 목표로 베팅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운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맥냅 뱅가드 최고경영자는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투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인프라 관련 채권이나 부동산 및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자금 운용 기간에 3~5년 또는 그 이상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블랙록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174개 기관 투자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같은 비유동 실물 자산의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3분의 1가량이 전통적인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30% 가량의 기관 투자자는 사모펀드 투자를 늘릴 계획을 밝혔다.
이들 기관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총 6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줄이고 비전통적 자산에 베팅한다는 것이 이른바 ‘큰손’들 사이에 두드러진 추세다.
마크 맥콤비 블랙록 글로벌 헤드는 “매일 같이 널뛰기를 하는 변동성에 대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전통적인 금융 자산으로 분기별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보다 장기 투자 자산을 매입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빌 그로스를 제치고 채권왕에 오른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최근 정크본드를 경계할 것을 주문한 그는 리츠와 폐쇄형 채권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폐쇄형 채권펀드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경우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폐쇄형 채권펀드는 내재가치 대비 10~12% 저평가된 상태라고 군드라흐는 강조했다.
리츠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에 크게 할인된 만큼 반등의 여지가 높은 데다 배당 수익률 역시 쏠쏠하다고 군드라흐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