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 예측한 헤지펀드, 위안화 50% 절하 경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시장의 시선이 온통 유가에 쏠린 가운데 원유 과잉 공급에 따른 추가 급락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이미 배럴당 30달러 선을 깨고 내려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올해 3년 연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와 유가 움직임의 동조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이 같은 전망은 가뜩이나 증시 비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우세한 가운데 투자자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주가 전망을 흐리는 의견은 또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등급) 모기지 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했던 헤지펀드 매니저가 중국 위안화의 50% 폭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양대 축이 무너지며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19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을 포함해 새롭게 방출되는 원유 공급에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장이 과잉 공급을 소화해내지 못한 채 침몰할 것이라는 경고다. 1분기 말까지 이란에서 추가로 쏟아지는 원유가 하루 3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IEA는 내다보고 있다.
이날 올해 첫 월간 보고서를 통해 IEA는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100만배럴 웃돌면서 올해 유가가 3년째 내림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공급 과잉이 하루 15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는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WTI 전망은 최저 배럴당 10달러까지 하향 조정됐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한 풀 꺾인 원유 수요는 겨울철 온화한 기후로 인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IEA는 올해 OPEC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30만배럴 축소, 3170만배럴로 낮춰 잡았다. 반면 18개월에 걸친 유가 폭락에도 원유 공급은 지난해 하루 260만배럴을 기록, 전년 240만배럴에서 늘어났다.
한편 이날 마크 하트 코리엔트 어드바이저스 매니저는 올해 중국 위안화가 5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민은행이 전폭적인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럽 부채위기를 예측해 낸 바 있어 이번 경고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트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이 일제히 통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상황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비난할 수는 없다”며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더 크게 거덜내기 전에 위안화를 평가절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유가와 위안화 하락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가와 이들 두 가지 지표의 강한 상관관계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방향을 주도하는 것은 주가가 아니라 유가와 위안화다.
유가 반등과 위안화 안정 없이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 궤도에 오르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이다.
데이비드 러츠 존스 트레이딩 ETF 헤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최근 주가 하락의 60~70%는 유가 하락을 배경으로 한 것이며, 유가 전망이 비관적인 만큼 주가의 강한 반등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트 카신 UBS 이사 역시 “주가와 유가의 상관관계가 대단히 높다”며 “유가 약세로 인해 주가 반등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이외에 주가 상승 동력이 될 만한 매수 기반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츠 헤드는 “유가 매도가 진정될 경우 주식시장 역시 하락 압박에서 일정 부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상품시장이 내림세를 지속하는 한 주가 바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