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해외주식 결제규모, 2년간 약 2배 늘어
[뉴스핌=박민선 기자] 개미들의 글로벌 무대 진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한 매매 인프라 구축 등 투자 환경이 개선되면서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결제 대금 규모가 지난 10년간 무려 70배 넘게 늘었다. 그동안 간접 투자에 그쳤던 투자 패턴이 더 빠르고 수월한 투자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후강퉁 시장 개방으로 인한 중국증시 및 중국에 대한 투자 활로가 열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됐다는 평가다.
◆ "해외 직접투자 수요 꾸준한 증가세"
자산배분 차원에서 해외 주식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현실까지 감안하면 투자 대상에 대한 시야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 수준에 불과한 만큼 다양한 투자 대상으로 분산,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스마트 투자방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양현민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수석 연구원은 "국내 자산에만 투자한다면 경제적, 정치적, 기타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할 때 위험분산효과가 낮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세계를 주도하는 다양한 혁신 기업들과 기타 원자재, 곡물, 부동산 인프라 등 매력적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국 주식 이외에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주식, 국내외 채권, 원자재, 단기 자금 등을 글로벌 자산군으로 삼아 10년간(2005~2014) 투자한 시뮬레이션 결과, 이들 자산군을 동일한 비율로 나눠 담는 전략인 (단순) 분산 투자를 통해 투자의 위험을 낮출 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분산 투자 케이스와 미국 주식 투자 케이스를 비교해 보면 연 수익률(10년간 누적 성과의 연율화)은 각각 5.4%와 5.7%로 비슷하나, 투자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변동성은 전자(9.1%)가 후자(20.6%)의 절반에 그쳤다.
실제 투자자들도 분산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해외펀드를 통한 투자는 물론 직접 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간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상위 20개 종목의 총 결제금액은 ▲2013년 2조2984억3700만원 ▲2014년 2조6691억1200만원 ▲2015년 6조3695억8900만원(자료:한국예탁결제원)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 많이 투자한 종목은 중국AMC CSI200인덱스 ETF를 비롯한 ETF들은 물론 비자,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솔라시티, 테슬라모터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상위에 올라 있다.
최정아 해외상품영업부 과장은 "실제 직접 투자하는 거래규모 자체가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에 투자하는 ETF, 주가 지수 인버스 ETF 등은 물론 국가별로는 중국이나 미국에 대한 투자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이 같은 투자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및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글로벌 ETF 투자자들에게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주식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업그레이드, 쉽고 빠른 투자를 돕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투자자에게 24시간 상담과 주문이 가능하도록 돕는 나이트데스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분산투자를 어려워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미래에셋 프리미어멀티랩을 통해 투자성향에 따른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고 있는 대신증권의 역시 '대신 달러자산포커스랩'으로 달러강세에 따른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마트한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수요가 지난해 이후 증가세를 굳히고 있다"며 "해외 투자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