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됐지만 사업 불투명성에 현금 유출 꺼려..“주주와 이익 공유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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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GS건설과 대우건설의 주주들은 올해 현금배당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 건설사들은 주택경기 호황에 재무상태가 개선됐지만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기엔 자금사정이 충분치 않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올해 주택사업 및 해외수주 감소 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큰 것도 현금유출을 꺼리는 이유다. 중견 건설사들은 대부분 이익잉여금이 바닥을 드러내 현금배당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주주들이 주가 폭락에 시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곳간’ 넉넉한 건설사들은 보다 주주 친화적인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주식 현금배당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월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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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올해 현금배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작년 예상 영업이익은 1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2배 정도 늘었다. 하지만 배당을 하기엔 재무구조 개선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보통주 1주당 250원을 지급한 이후 2년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13년 1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떠안은 후유증이다. 주택분양 성공과 원가관리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배당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작년 영업이익은 목표치 수준이 예상되지만 2013년 이후 손실 규모가 커 당장 주식 배당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어닝쇼크’ 이전의 경영 성적을 기록하면 내년쯤 현금배당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09년 이후 5년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도 부정적이다. 2014년과 2015년 영업이익이 각각 4200억원, 4000억원(예상)으로 2년 연속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해외수주가 감소하는 데다 저가수주 사업장의 리스크(위험)도 여전해 당장 배당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
건설사들이 실적 회복에도 현금배당을 꺼리는 것은 미래 불투명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유가로 인해 중동지역 수주가 격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작년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은 전년대비 30% 줄었다. 유가하락으로 발주물량이 줄었고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현금배당에 너무 소극적이란 지적도 있다. 기업들이 주주 친화적인 경영에 소홀하다는 것.
작년 3분기 기준 GS건설의 이익잉여금은 2조58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이익잉여금은 4128억원. 전년 말(2741억원)과 비교해 50%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자 이익잉여금도 급증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대부분 기업 내 '곳간'이 넉넉지 않아 현금배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우선주에만 현금 933원을 지급한 한라는 올해 현금배당이 쉽지 않다. 수년째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주 배당은 2013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계약 조건에 따른 것으로 올해도 우선주에는 현금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이익결손금이 96억9000만원이다. 금호산업과 동부건설의 이익잉여금은 각각 481억원, 1219억원 정도다.
두산건설은 작년 보통주와 종류주(상환전환우선주)에 각각 100원, 2288원을 지급했다. 작년 2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돼 보통주 현금배당이 쉽지 않다. 두산건설은 이익잉여금이 678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현금배당을 매년 지급하던 건설사들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수년째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각각 500원, 550원을 배당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보통주 100원, 우선주 150원을 나눠주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변동 폭이 크다. 최근 배당성향이 0~155%를 오르내린다. 주택사업 훈풍에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 올해 현금배당성향이 전년도(32.1%)를 넘어설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작년 주택사업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사업 불투명성이 여전히 높아 현금배당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익잉여금이 충분한 회사의 경우에는 이익을 주주와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현금배당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