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지원금 많은 듯 광고하지만..대부분 '요금할인'에 비해 불리
[뉴스핌=김선엽 기자]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이 연이어 출시되고 공시지원금도 듬뿍 제공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20%요금할인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이 20%요금할인에 비해 전체 할인 총액이 더 적기 때문이다.
이통 3사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전용폰 조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말기와 통신사를 자주 교체하는 고객이 아니라면 공시지원금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는 중저가폰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가 '가성비'에 꽂히면서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Y6를 선보이며 선전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A5와 A7의 2016년형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LG전자도 지난주 출고가 27만5000원의 K10을 내놨고 SK텔레콤이 루나폰의 후속작 SOL(쏠)을 오는 22일 출시한다고 밝히며 격전을 예고했다.
아울러 이통 3사는 최신폰에 대해 공시지원금을 두둑히 제공한다고 앞다퉈 강조한다. 하지만 20%요금할인과 비교해보면 통신사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 중 KT만 20%요금할인 수준의 지원금을 제공할 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단말기 기종과 무관하게 20%요금할인 혜택보다 적은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20%요금할인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로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은 단말기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월 통신료에서 20% 제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공시지원금을 선택하지 않고 20%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경우 ARPU(가입자 1인당 매출액)가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꺼린다.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가 20%요금할인을 선택하지 않도록 유인했다가 과장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따라서 통신사들이 여전히 공시지원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연 공시지원금을 받을 이유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LG유플러스의 Y6 구매 시 공시지원금 할인을 이용하면 월 납부금액이 10만2300원(음성무한 데이터 100 기준)이지만 20%요금할인을 이용하면 8만6710원이다. 24개월로 계산하면 총액 차이가 37만원 이상 벌어진다. SK텔레콤의 SOL 역시 사정이 같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가에서 지원금 상한을 33만원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고가 요금제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 혜택 차이를 줘야 하기 때문에 중가 요금제의 경우 최고 수준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무작정 소비자가 20%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20%요금할인의 경우 할인받은 금액이 누적되므로 위약금도 비례해서 커지는 구조다. 반면, 공시지원금은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할인 받은 금액이 점점 줄어드는 구조라 해지 시의 위약금 역시 점차 감소한다.
이렇게 보면 약정기간인 24개월 이내에 본인이 단말기를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요금할인을 선택했다가 단말기를 교체해도 통신사만 바꾸지 않으면 위약금은 없다.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유인이 사라지면서 기기변경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20%요금할인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은 단말기를 자주 바꾸는 분들에게 유리하지만 통신사를 계속 유지하려는 분들은 20%요금할인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