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개소식 축사…부총재 선임 2월로 연기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통해 아시아의 영광을 되찾자고 주창했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AIIB 개소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AIIB가 아시아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유 부총리는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라며 "이제 많은 전문가들은 과거 아시아 지역의 영광이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아시아는 주요 문명의 발생지이고, 18세기 산업혁명 이전에는 세계 GDP의 50%를 차지했던 지역인데, 그 이후로 아시아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것.
유 부총리는 "아시아는 현재 전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이자 제조업과 IT 산업의 허브로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시아가 견고한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2050년에는 아시아가 다시 세계 GDP의 5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아시아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봤다.
유 부총리는 "여전히 아시아 국가 인구 중 거의 절반이 빈곤상태이며,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수요는 연 7300억불로 추정되나 양자·다자 개발자금으로 충족되는 규모는 이 중 3%에 불과하다"며 "또한,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의 발전이 미흡해 중장기 투자재원 조달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AIIB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기대가 크다"며 "AIIB는 아시아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부족한 투자자금을 메워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의 말을 빌어 AIIB 출범을 다시 한 번 축하하는 동시에 아시아 경제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길 기원했다.
유 부총리는 "루쉰은 '고향(故鄕)'이라는 소설에서 '애초에 길은 없었다. 많은 사람이 걸으면 그것이 길이 된다'고 했다"며 "2년전 AIIB가 걷기 시작한 좁은 오솔길이 많은 사람들이 같이 걸으면서 넓은 길로 변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어떠한 과제나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회원국들이 마음과 지혜를 모아 함께 대처한다면, AIIB는 더욱 넓고 탄탄한 대로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중국 러우지웨이(Lou Jiwei, 樓繼偉) 재무장관과 별도의 양자면담을 열어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양국 재무당국간 협력강화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울러 진리췬(Jin Liqun) AIIB 총재와의 면담에서는 AIIB 내 한국인 인력 진출 및 우리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시장 진출 강화방안 등에 대해 논의, 한국 부총재가 선임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AIIB 측은 당초 창립이사회(1월 18일)에서 부총재를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2월 중순경 결정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