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초 4연속 가왕에 오른 가수 거미(위)와 타이 기록의 캣츠걸 <사진=MBC 복면가왕> |
[뉴스핌=양진영 기자] MBC '복면가왕'이 20대 가왕까지 총 10명의 가왕을 배출한 가운데, 가왕전에 불어닥친 여풍이 주목된다.
지난해 초 첫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그간 10명의 가왕을 배출했고, 이 중 무려 8명이 여성이다. 파일럿 당시 초대가왕 EXID 솔지부터, 정규 편성 이후 1대 가왕 에프엑스 루나, 진주, 멜로디데이 여은, 홍지민, 소냐, 거미까지. 남성을 압도하는 여가수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여기에 현재 4대째 가왕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전사 캣츠걸'도 여성이다. 그는 첫 최다 가왕에 등극한 가수 김연우, 여성 최초 4연속 가왕 거미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캣츠걸의 정체가 뮤지컬 배우 차지연으로 유력 추측되는 가운데, 그간 그와 거미에게 밀려 아쉽게 가왕 등극에 실패한 남성 가수들도 짚어봤다.
◆ 루나부터 홍지민, 거미, 여은, 차지연까지 여자 보컬들의 진가를 확인한 계기
'복면가왕'의 여성 가수 강세는 이 프로그램의 출범과 동시에 시작됐다. 지난해 설 연휴 파일럿으로 시작할 당시 초대 가왕에 등극한 건 EXID 솔지. 그는 조권, 케이윌 등 가창력으로 유명한 남자 가수들을 차례로 제치고 판정단 투표로 1위에 올랐다.
2연승 가왕 등극을 기록한 에프엑스 루나도 노을 강균성, 옴므 이창민, FT아일랜드 이홍기까지 숱한 선배, 동료 가수들을 가창력으로 꺾었고 팀 에프엑스 안에서 다소 저평가됐던 실력을 가면 안에서 제대로 발휘했다. 멜로디데이 여은과 뮤지컬 배우 홍지민도 가요계에서 굵직한 활약을 보여줬던 남자 가수들을 무리없이 꺾고 시청자와 현장의 판정단의 선택을 받았다.
초대 가왕 솔지, 2연속 가왕 루나, 여은 <사진=MBC 복면가왕> |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여자 가왕은 역시 거미였다. 거미는 '가왕 최고 기록' 보유자 김연우와 동률로 4연속 가왕이 됐다. 4주간 '1인자'로 군림하며, 거미는 어떤 곡을 고르더라도 독특한 개성은 물론, 탁월한 곡 해석력과 감성, 기술적인 부분까지 완벽한 가창으로 전문 판정단 김현철, 김형석의 극찬을 받아냈다.
거미에 이어 역시 4연승으로 가왕 최고 타이 기록을 세운 캣츠걸은 정체부터 실력까지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다. 네티즌들은 그의 마이크 잡는 손 모양과 숨겨진 판소리 창법, 늘씬한 키와 시원시원한 보컬을 들어 그를 차지연이라 확신하고 있다. 아직 가면을 벗지 않았지만, 노을 전우성, 투빅 지환, 엠블랙 지오, 이지훈 등을 가볍게 제친 최고의 실력자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 김연우·이정 이외 '男가왕' 희귀 현상, 엑소 첸·옴므 이현·노을 전우성
가왕에 오른 남자 가수 중 최고의 타이틀은 역시 김연우의 차지다. 김연우는 루나의 3연승을 저지하고 가왕의 왕관을 쓴 채 4연승이라는 최고 기록을 최초로 만들어냈다. 그의 장기 집권은 가수 이정이 가왕에 오르기 전까지 계속됐다. 유일하게 이정과 김연우가 '남자 가왕'이라는 점에서 김연우의 첫 기록이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
특히 여가수들의 과도한(?) 선전에 아쉽게 가왕 자리까지 가지 못한 3라운드 승자들의 실력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엑소 첸의 경우 록 발성과 발라드 감성을 오가는 감미로운 보컬을 선보이며 여심을 훔쳤지만 홍지민의 벽에 가로막혔다. 당시 그는 선곡과 대진운이 안좋았다는 아쉬운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가왕이 되지 못해서 아쉽지만 저에게 의미가 컸던 무대"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아쉽게 가왕 등극에 실패한 엑소 첸, 옴므 이현, 노을 전우성 <사진=MBC 복면가왕> |
'상감마마'로 출연했던 옴므 이현은 파죽지세로 연승을 쌓아가던 거미를 이기지 못했다. 이현은 조용필의 '꿈',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부르며 기교와 성량, 감성을 모두 갖춘 가창력을 봄냈다. 결국 '코스모스' 거미에게 꺾였지만, 그는 "특색이 없는 내 목소리가 늘 아쉬웠다. 근데 많은 분들이 힘을 엄청 쓰는 보컬이라고 하기에 여러 모로 열심히 한 무대였다"고 뿌듯한 소감을 말했다.
'캣츠걸'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한 노을의 전우성 역시 가왕 재목이었다는 반응이 다수 나오며 아쉬움을 샀다. 전우성은 '방패연'으로 무대에 등장해 임재범의 '사랑'으로 판정단의 김새롬을 비롯한 여심을 헤집어놨다. 유영석은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다. 캣츠걸에게 최종 가왕 자리를 내준 전우성은 "경연 프로그램은 거부감이 많았다면서도 "욕심 없이 나왔다"라고 애써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