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460억달러 순유출
연간 유입액 410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저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증시에서 6개월 연속 자금을 순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지난해 연간 자금 유입 규모 역시 미국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 및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4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머징마켓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매월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금은 총 410억달러로, 전년 2910억달러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또 2009~2014년 사이 연 평균 유입액인 2760억달러에 비해서도 저조한 기록을 세우는 데 그쳤다.
6개월 연속 이머징마켓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팔자’를 지속한 것은 전례 없는 기록이라는 것이 IIF의 얘기다.
로빈 코프케 IIF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개월간 이머징마켓의 자금 동향은 지나치게 저조했다”며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에도 6개월 연속 투자자들이 순매도 한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IIF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신흥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6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정책 종료와 함께 값싼 유동성 잔치 역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겼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지난해 하반기 31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역별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 일례로, 브라질에서는 12월에만 채권시장에서 53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고수익률을 겨냥한 자금이 홍수를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IIF는 올해 이머징마켓의 자금 동향이 반전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률이 지난해 3.6%에서 4.1%로 개선되면서 유동성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강력한 자금 유입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6.4%로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경착륙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머징마켓 전반의 자금 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