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자금 유입 660억달러 그쳐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머징마켓의 해외 자금 유입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들어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해외 투자 자금이 660억달러로, 지난해 2850억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뿐만 아니라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경계감이 충분히 반영된 것인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긴축 이후 유동성 흐름에 급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폴 맥나마라 GAM 이머징마켓 이사는 “올해 이머징마켓의 자금 동향은 흉년에 가까웠다”며 “관련 자산시장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갔고, 내주 연준 회의 이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2014년 사이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시장 규모는 두 배 불어났다. 값싼 유동성으로 장기간에 걸쳐 잔치를 벌였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이먼 루 퐁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 글로벌 이머징마켓 채권 헤드는 “일부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자금 썰물과 가격 하락에 홍역을 치렀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 MSCI 이머징마켓 및 뱅가드의 FTSE 이머징마켓에서 9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비드 호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이머징마켓 헤드는 “이머징마켓의 문제는 연준의 금리인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며 “유가 폭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거시경제 측면의 악재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토하는 시장 변동성 상승 역시 이머징마켓의 자산 매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7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라 브라질과 러시아, 남아공으 통화가치와 성장률이 동반 하강하는 상황이다.
올들어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화에 대해 반토막 수준으로 꺾였고, 러시아 루블화도 지난 여름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내년 산유국의 실물경기가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도 잠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