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신조선가지수 130.7…전년비 5% 하락
[뉴스핌=조인영 기자] 조선업황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인 신조선 가격이 더욱 하락, 조선업계의 시름을 깊게하고 있다.
1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만톤(t)급 이상 초대형벌크선인 VLCC 가격은 9500만달러로 전년 보다 2.1% 하락했다. 13만~15만t급인 수에즈막스도 2.3% 떨어진 6350만달러에 그쳤다.
선박 가격 현황 <사진=클락슨 자료 재구성> |
선박은 보통 크기에 따라 가격도 달라진다. 탱커선은 VLCC, 수에즈막스, 아프라막스, LR1탱커, MR탱커 순으로 규모가 크고, 벌커선은 케이프사이즈, 파나막스, 핸디막스, 핸디사이즈 순으로 크다.
8만~11만t급인 아프라막스는 3.7% 내린 5200만달러이며 7만t급인 LR1탱커(Long Range One)도 2.2% 떨어진 4500만달러에 머물렀다. 5만t급인 MR탱커 역시 3550만달러로 전년 보다 3.5% 하락했다.
건화물선(10만t급 이하) 가격은 모두 10% 이상 하락했다. 특히, 10만t급 이하 벌크선의 올 11월 말 기준 수주계약은 184척(320만CGT)으로 작년 759척(1510만CGT) 보다 75% 급감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18만t급인 케이프사이즈 가격은 4650만달러로 작년 보다 13.9% 떨어졌으며 6~8만t급인 파나막스도 전년 보다 11.0% 내린 2580만달러에 그쳤다.
컨테이너선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48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4900만달러로 1년새 8.4% 하락했고 6700teu급은 1.9% 내린 6650만달러였다. 다만 8800teu와 1만300teu는 전년과 동일한 8900만달러, 1억1600만달러였다.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7000teu급 컨테이너선이라고 한다면 1teu 컨테이너 7000개를 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조선가지수 현황 <사진=클락슨> |
선가 하락으로 새로 만든 배의 판매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도 전년 보다 크게 하락했다. 선가 회복이 더뎌지면서 내년 신조선가지수는 4년 만에 130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신조선가지수는 11월 말 기준 130.7로 작년 137.7 보다 7포인트(5%) 하락했다. 신조선가지수는 벌크선, 가스선, 컨테이너선 등 각 선종의 선가지수 평균으로 산출된다.
2010년 142.4였던 신조선가지수는 경기 불황으로 2011년 139, 2012년 126.3으로 떨어졌다가 2013년 133.2, 2014년 137.7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대다수의 선박 발주가 감소하면서 신조선가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더욱이, 올해 전체 수주계약이 작년 4390만CGT(표준환산톤수, 2127척)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2940만CGT(1075척)에 그치면서 내년 선가도 하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벌크선 수주계약은 올해 11말 기준 1200만CGT(522척)로 지난해 2300만CGT(1127척) 보다 47.8%나 급감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벌크선 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케이프사이즈의 경우 연간 폐선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선박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대로 간다면 내년 중 케이프사이즈 신조선가가 사상 최저였던 4600만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2~3년간 한국 조선업계에 효자노릇을 해왔던 가스선 시장도 올해는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저유가 장기화로 셰일가스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원유운반선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긴 하나 이도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불확실하므로 내년 수주전망은 어두워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1말 기준 수주잔량은 1억731만4000CGT(4635척)으로 지난해 1억1363만8000CGT(5241척) 대비 5.6% 감소했다. 인도량은 3440만CGT(1717척)로 작년 3500만CGT(1849척) 보다 1.7% 줄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