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운용자산 2.6조달러
[뉴스핌=이보람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traded Fund)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접근성 확대와 더불어 맞춤형상품, 일명 스마트베타 상품의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리뷰' 2015년 겨울호 발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 사례 등을 비춰볼 때 국내 ETF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일반투자자의 접근성 확대,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최근 ETF는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대표적인 투자수단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저렴한 보수와 운용의 투명성, 효율적인 지수추종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데다 투자금 환급이 용이해 일반투자자들에게 유용한 투자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권 연구원에 따르면 ETF 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해 지난 9월 기준 운용자산 규모가 2조666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ETF 시장에서는 장기투자 성격의 기관투자자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글로벌 ETF 시장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투자자문사 및 은행의 PB·W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말 30%에서 40%로 확대됐다. 일본 기관투자자들 비중 역시 2012년 7월 80.8%에서 84.7%로 상승했다.
국내 역시 ETF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지난 10월말 기준 2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비중이 22%로 해외 주요 국가 대비 단기 트레이딩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식투자 상품은 2013년말 기준 운용자산 16조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해외주식투자 상품에 대한 운용자산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해외상장 ETP(ETF·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한 직접투자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주식처럼 쉽게 거래되는 ETP의 특성과 해외상장 ETP가 가지는 세제상 이점이 해외직접투자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ETF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일반투자자들이 자산관리수단으로 ETF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제고돼야 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스마트베타 ETF의 개발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 연구원은 "ETF는 판매보수 및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일반적 펀드판매채널보다는 퇴직연금과 같은 자문·자산관리 보수를 별도로 받는 채널에서 활용될 여지가 많다'며 "IFA 제도를 도입하고 고객 투자수익률을 보수 또는 인사평가에 반영하면 ETF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장기 초과수익률을 목적으로 설계된 스마트베타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 연구원은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업계와 협업을 통해 자체적인 운용요건을 만족하면서도 동시에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 제도 도입과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도입을 계기로 한 국내운용사들의 해외투자역량 향상 등도 국내 ETF 시장의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외에도 올해 하반기 회사채시장 침체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자본연은 기업실적 악화와 신용평가 방법 변화가 최근 우량등급 위주의 회사채 시장 위축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중국 경기둔화, 국내 부실기업 위험, 미국 금리인상 등 자본시장을 둘러싼 위험 요인들이 올해 대부분 현재화됐다"며 "이같은 위험이 현재화됨에 따라 내년에는 점차 위험요인들이 해소돼 시장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희망적인 관측을 해본다"며 자본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