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설문조사...'민영화 3원칙' 현실적 재조정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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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10명 중 7명은 우리은행 민영화 3대 원칙(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조기 민영화·금융산업 발전)을 우리은행 매각이 네번이나 실패한 현 상황에서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우리은행 매각의 실패 원인을 '서로 모순되는 3원칙' 집착에서 찾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원칙론'을 강조하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매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 민영화의 목표를 좀더 현실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상: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 13명(새누리 6명, 새정치연합 7명) |
'조기 민영화' 원칙과 '금융산업 발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답변은 각각 2명(15%)에 그쳤다.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라는 답변은 여야 통틀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은행 민영화 3대원칙은 금융지주회사법상의 원칙으로, 일각에서는 3대 원칙이 사실상 서로 충돌되고 이를 고수하려다 지금껏 우리은행 민영화가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다섯 번째 우리은행 매각에 나서는 시점에서는 ‘3대원칙’의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정무위원 70%는 '5수'에 도전하는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3원칙을 모두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법상 3대 원칙이 규정돼 있어 원칙적으로 3대 원칙은 준수해야 한다"며 "다만, 사정상 3대 원칙이 반드시 유지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비판적이다. 공적자금 회수의 경제적 의미를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 개념을 고려하지 않고 매각 시점의 명목 금액만을 기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에 집착해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며 "국회나 관료에 부여돼야 할 목표는 '현재가치로 계산한 공적자금 최대 회수'"라고 말했다.
2007년에 우리은행 주가가 2만원을 넘던 당시 시가와 비교하면 1만원도 채 안 되는 현재 시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받아도 지금이 손해라는 얘기다.
다만,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때, 배임으로 볼 수 있느냐는 설문에는 '배임 아니다'(6명, 여4명+야2명)라는 의원이 '배임'(2명, 모두 야당)이라는 의원보다 많았다. 5명은 '유보'로 답했다.
우리은행의 미회수 공적자금 4조6000억원을 모두 회수하려면 우리은행 지분 48.07%를 주당 1만3500원 이상에 팔아야 한다. 지난 13일 우리은행 주가는 9630원으로 마감했다. 3870원 정도의 차이가 있다.
정무위원들은 또, 중동 국부펀드 등 해외 자본이 부각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 인수 주체로서 '자본의 국적'이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중요하지 않다(8명)는 답변이 '중요하다'(3명)와 유보 및 무응답(2명)보다 많았다. 중요하지 않다는 의원 중 6명(75%)은 여당 의원이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답변에는 '자본의 성격'이나 이른바 '먹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 답한 의원이 2명이 있는 데다 무응답과 기타 답변도 '자본의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본의 국적', '자본의 성격', '먹튀 여부'를 비슷한 고려 요소로 본다면 광의에서 자본의 국적이 '중요하다'(7명)는 입장이 '중요하지 않다'(6명)보다 많다고 볼 수 있다.
자본의 국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는 '해외 투자자 형평성 차원', '조기 민영화 차원', '공적자금 회수 차원', '우리의 해외 투자 위해' 등 매각 달성을 위한 '현실론' 차원의 조건이라는 설명이 많았다.
우리은행 매각 방식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언급한 수의계약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응답자 13명 중 '적절하지 않다'(4명, 31%)와 '고려할 수 있다'(4명, 31%)가 팽팽했다. 유보라는 답변은 5명(38%)으로 가장 많았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