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회사 통해 담보부 NPL 투자 고수익...고금리 메자진 상품 잇따라
[뉴스핌=한기진 기자] #이달초 우리은행이 서울 본점에서 개최한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공매 현장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개인투자자들이 나타났다. 이날 공매는 여러 NPL을 하나로 묶어 원금이 900억원이 넘는 고액 채권 매각이었다. 그래서 기관투자자들만 관심을 갖는다. 개인투자자 A씨는 “그동안 소액으로는 투자해왔는데, 앞으로 큰 투자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여 큰 규모의 NPL의 추세를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는 KB자산운용, 대신F&I, 연합자산관리, OBS저축은행 등이 경합을 벌였다.
실물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이 예고되자 A씨처럼 개인이 직접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 경매가 일반적인 투자라면 최근에는 대출자가 갚지 못한 카드채권, 리스채권, 신용채권, 개인회생채권 등 각종 금융채권의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 담보부 NPL 투자... 자산관리회사 낀 채권매입으로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는 NPL은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담보채권. 투자방식도 자산관리회사(AMC)를 중개인으로 삼거나, 이들이 인수한 부실채권을 다시 산다. 직접투자는 위험이 크고 채권분석도 어려워서다. 무담보채권은 채권 잔액의 10% 미만으로 매입할 수 있지만, 채무자가 100여명에 달하기도 하고 신용대출이 대부분이라 위험이 매우 커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가 부실채권을 법원까지 가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매하지만 일반인은 직접 거래할 수 없다. 자산유동화법률에 의해 허가된 자산관리회사만 공매로 사들일 수 있고, 이를 일반 투자자들이 매입할 수밖에 없다.
5억원대 금융자산을 가진 박씨는 강원도 소재 늘푸른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담보채권(채권최고액 2억4000만원, 이자율 10%, 감정평가액 3억원)을 서울 소재 자산관리회사로부터 매입했다. 이 회사가 경매로 인수한 것으로 2억원에 매각하기를 원했고, 협상 끝에 1억9000만원에 인수했다. 박씨는 자산관리회사에서 제공하는 채권분석자료와 실제 담보를 현장에서 확인했고, 선순위채권금액이 적어 매입을 결정했다. 그는 “직접 경매로 할 때보다 매입가격은 높아지지만, 손실위험도 낮아지는데, 그래도 50% 정도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위험한 투자인 만큼 수익도 크지만, 매우 주의해야 한다.
서울 강남 소재 AMC 한 관계자는 “NPL투자를 마치 파생금융으로 설명하거나 수백억원씩 담보채권을 확보했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사기로 봐야 한다”면서 “금융회사 계열사이거나 관련법에 의해 허가를 받았고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은 AMC와 거래하면 되고, 가격만 맞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기를 놓칠까봐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 기업 어려워지자 고금리 메자닌 상품 늘어
최근에는 사모펀드에도 BBB+급 BW(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우선주, CB(전환사채), 후순위부채 등 메자닌에 투자하는 고위험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위험수준과 기대수익률을 보면 채권<메자닌<주식 순서로, 워낙 초저금리이다보니 메자닌 투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내놓은 공모주하이일드사모투자증권신탁 상품을 보면 최소 50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주가상승 확률이 높은 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에만 투자하겠다고 설명한다. 저PER, 저PBR 등 가격지표상 투자 매력이 있거나 원천기술, 영업망 등 진입장벽이 있는 등 경쟁력있는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판매도 최근 성장세로 이 회사가 발행한 메자닌펀드는 2005년 9월 1호가 나왔을 때 설정금액이 200억원을 시작으로 , 2011년까지 발행한 2호 3호 4호에서 16호 등의 규모가 85억원, 102억원, 73억원, 11억원에 그쳤지만 작년과 올해 발행한 36호와 37호는 각각 718억원, 765억원 규모로 커졌다.
그러나 메자닌은 향후 주가가 행사가보다 떨어지면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은행 모 PB는 “자산가들은 과거 기아차 BW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다”면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메자닌이 크게 늘어나 투자기회도 많아지기 때문에 투자타이밍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