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세난·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분양열기 지속”..정부 정책, 금리 등은 변수
[뉴스핌=이동훈 기자] 최근 5년 동안 최대 규모인 10월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의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일단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분양시장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세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당분간 전세난 해결이 어렵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층이 여전히 두텁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단기에 공급이 집중될 것인 만큼 지역과 입지에 따라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올 연말 '밀어내기 분양'의 성공 가능성은 반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와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10만8000가구((임대, 오피스텔 제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월별 최대치다.
연간 분양물량으로도 올해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07년에는 전국적으로 29만가구가 분양됐다. 2010년 17만가구로 최저점을 찍은 후 2013년 28만가구로 늘었다, 2014년 32만가구로 증가했고 올해는 이보다 16만가구 늘어난 48만가구를 기록할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강남 재건축 및 수도권 인근 신도시 분양이 대거 이뤄져 분양 열기가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훈풍이 이어지다 2분기쯤 여름철 비수기와 맞물려 시장이 주춤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 변화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수요 유입이 꾸준한 지역에서 분양이 많이 이뤄져 분양시장의 온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애기다.
분양시장 호황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세매물 부족으로 나타난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입주물량이 아직 부족해 공급과잉 현상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분양시장에서는 전세 세입자가 가장 큰 고객인데 전세난이 내년에도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올해와 같은 분양시장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청약제도 변경 등으로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분양시장에 가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물량으로 공급과잉을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입주물량 추이를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건설사들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분양을 서두른 측면이 있어 내년에는 오히려 아파트 분양이 올해보다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지역 지난해 입주 주택은 3만6000만가구다. 올해 2만가구로 줄었고 내년에는 2만1000가구 수준이다. 2017년에는 2만6000가구 입주 예정이다. 연간 입주물량이 4만가구는 돼야 적정하다는 게 박 팀장이 이야기다.
올해 계속된 분양시장 호황에 실수요가 많이 소진됐다는 지적도 있다. 실수요가 내 집 마련에 나선 만큼 미분양 및 청약 경쟁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얼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실장은 “전세난 속에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이 많이 실행에 옮긴 만큼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보다 열기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에서 강남 및 신도시 등은 여전히 인기가 높겠지만 평택, 천안 등 경기도 이남지역과 부산, 대구 등은 청약열기가 한 풀 꺾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분양시장의 '마지막 불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분양가 상한제와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한 것과 지금이 비슷한 상황이란 이야기다.
당시 건설사들은 수도권 택지지구와 충남 천안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12월 한달 동안 아파트 분양 물량 11만가구를 쏟아냈다. 1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이같은 선택을 한 것.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자 극심한 미분양이 시작됐다. 특히 2008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이 터지며 국내 부동산시장으로 확대되자 부동산 불황이 시작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2007년 12월 분양이 몰렸던 것은 이듬해 실시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이 올 것 같다는 우려도 한 몫했다"며 "내년 이후 국내외 경기 부진이 회복될 가능성 낮은 만큼 분양시장 활황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과 올해 한에 분양을 하려는 게 업체들의 마음 가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