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은행이 29일 경제안보 부상으로 투자 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보다 안보·글로벌 요인이 설비투자와 해외직접투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 해외투자 확대는 이익이 있지만 국내 제조기반 약화 우려로 핵심 공정·R&D의 국내 유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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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리스크 커질수록 해외투자 확대…국내 제조기반 약화 우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미·중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결정 기준이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에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성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경제안보 패러다임의 부상과 우리나라 투자의 구조적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에서는 설비투자의 경기 동조성이 약화되고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되는 등 투자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와 설비투자 간 상관계수는 2000~2019년 0.76에서 2020년 이후 0.17로 급락했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던 전통적인 관계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달라졌다. 설비투자 변동에 대한 안보·글로벌 요인의 기여 비중은 2001~2019년 평균 29.6%에서 2020년 이후 43.9%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기여 비중은 5.0%에서 13.7%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7.6%에서 11.7%로 높아졌다.
황설웅 한국은행 조사국 구조분석팀 과장은 "과거에는 경기적 요인이 투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에는 안보적 측면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 결정 메커니즘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의 안보·글로벌 요인 기여 비중은 2016~2019년 평균 33.1%에서 2020년 이후 48.7%로 상승했고, 자동차 산업은 2015~2019년 평균 25.9%에서 2020~2024년 평균 50.9%로 확대됐다.
해외직접투자 확대 역시 경제안보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국내 설비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주요국 산업정책도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자국 내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난 반면, 한국은 오히려 설비투자가 위축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황 과장은 "한국이 지정학적 충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위치에 있다"며 "경제안보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업들은 공급망 안정성과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투자 확대가 부정적인 결과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조금 수혜와 비관세 장벽 우회 ▲글로벌 기술 생태계 진입 ▲대외수익 확보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제조기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과장은 "일본 사례에서 보듯 핵심 산업 기반이 해외로 많이 나가게 되면 전반적인 제조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며 "핵심 제조공정과 연구개발(R&D)의 국내 잔류 유인을 높이고 핵심 제조기반 유지를 정책 지원의 주요 기준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