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패널 3000명 설문에 100명만 답해
[뉴스핌=곽도흔·정연주 기자]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성과 금융시장 성숙도가 여전히 평균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가 일반인이 아닌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라 한계가 있다고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도 노동·금융개혁이 시급하다는 데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은 2015년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를 전년과 동일한 26위로 평가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관으로 1979년 이후 매년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통계 34개, 설문 80개)에 대해 국가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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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3대 분야별로 기본요인은 2단계 상승(20→18위)한 반면, 효율성 증진(25위), 기업혁신 및 성숙도(22위)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12개 부문별로는 거시경제(7→5위) 등 7개 부문은 순위가 올랐으나 금융(80→87위), 기업혁신(17→19위) 등 4개 부문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총 114개 지표 중 71개(62.3%)가 전년보다 나아지는 등 전반적인 지표는 개선 추세를 보였다.
포럼은 특히 제도적 요인(69위), 노동시장 효율성(83위), 금융시장 성숙도(87위)를 한국의 약점 요인으로 지적했다. 세부지표 중에서는 대출의 용이성(119위), 기업이사회의 유효성(120위), 노사간 협력(132위), 정리해고 비용(117위) 등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와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가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였다는 점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노동·금융시장 관련 평가는 100% 설문으로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엄밀히 선진국으로 보기 어려운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의 국가경쟁력이 한국보다 앞선다. 이번 평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25위, 아랍에미리트연합은 17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평가의 시사점을 올바로 분석해 향후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수준이 과거보다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아직 금융시장 접근 측면에서 애로를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이번 평가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기업인들이 응답한 것으로 설문조사에 한계가 있다. 다만 금융 수요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를 생각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구조개혁으로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정부 스탠스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며 "패러다임 변화 측면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라 단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성태 KDI연구위원도 "정부가 4대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노동·금융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개혁 이슈들은 이미 다 나와 있는데 쉽게 바뀌는 부분이 아니다"며 "특히 금융시장의 경우는 금융기관들이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실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의 패널이 약 3000명이 있는데 이중 100명 정도만 답했다"며 "은행에 갔다가 대출이 잘 안된 사람들이 옳다구나 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봉용 기재부 거시경제전략과장은 "이번 평가를 통해 노동과 금융개혁에 대한 홍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규제의 경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정연주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