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안보 구상 회의서 각국 대표와 회담
[뉴스핌=이진성 기자]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후 첫 국제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정 장관은 47개 국가 장· 차관급과 9개 국제기구의 고위 관계자들이 방한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회의에서 항생제 관리와 원격의료 등을 논의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GHSA회의에서 각국 대표들과 양자회담 갖는 등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날 일반인 공개 행사인 포럼을 시작으로, 이날 정부간 공식회의가 진행됐다.
다만 기대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 정 장관, 전공 살린 '양자회담'
정 장관은 이날 진행된 양자회담에서 의사출신의 면모를 드러냈다. 전문용어가 오가는 회담에서도 의견을 내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날 정 장관은 가브리엘 위크스트렘(Gabriel Wikström) 스웨덴 보건부 장관과 에디트 스키퍼스(Edith Schippers)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 장관 등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항생제 내성과 감시, 감염예방, 항생제 사용 지침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정 장관은 네덜란드 장관으로 부터 항생제 내성 관련 정책 경험을 소개 받았다. 앞으로 정 장관은 한국의 항생제내성 관련 정책 수립에 적극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스웨덴 장관과의 회담에선 메르스 등 감염병 대응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우리나라와 스웨덴간 복지포럼의 주제를 보건분야까지 포함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스웨덴 장관은 이에 "포럼을 메르스 등 감염병 대응 관련으로, 양국이 협력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자"고 답했다.
이는 앞서 2013년도에 한국과 스웨덴의 복지 포럼 관련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장관이 양국간의 복지 포럼을 보건분야로까지 확대한 것은, 보건분야에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제공=보건복지부> |
GHSA회의가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차 회담이 열린 것도 당시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대책을 마련해, 정보를 공유하자는 의견이 모인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양자회담에서 메르스 등 감염병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항생제 및 백신 정책에 대한 논의만 오갔을 뿐 대부분 병원사업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특히 국내 메르스가 기존에 알려진 기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데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GHSA의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날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장차관들도 민감한 '메르스'에 대해서는 회담을 자제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오히려 전날 토머스 프리든 미국 CDC(질병관리본부) 센터장 "미국인들은 CDC가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말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러한 믿음을 토대로 CDC는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이 됐다"고 국내 메르스 대책을 겨냥한 것이 전부다.
실제 복지부는 이날 항생제 대책과 공공병원 건설 프로젝트, 원격의료 프로젝트, 병원정보시스템 기술협력 등을 주요 안건으로 꼽았다. 대부분 감염병 보다는 사업과 관련된 모델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감염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자는 GHSA 취지가 아직까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정진엽 장관이 보건분야에 장점이 있듯이 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질의하고 답변한 것으로 안다"며 "메르스 관련한 내용은 9일 질병관리본부가 맞아서 대응관련과 후속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