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대우증권 매각지연 사유 안돼"…9월초 금융위원회의서 통과될듯
[뉴스핌=윤지혜 기자] 금융당국이 현대증권 인수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통과시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예정된 KDB대우증권 매각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이라 더이상 현대증권 매각을 지연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 일정은 9월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시작해야 할 대우증권 매각에 현대증권이 걸림돌이 돼선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더이상 현대증권 일정을 늦출수 없다"며 "8월 중에는 어렵더라도 9월 초나 중순에는 가능한한 빨리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현대증권 인수 후보인 일본계 사모펀드(PEF) 오릭스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래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심사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현대증권 매각이 완전히 마무리된 후 대우증권 매각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국도 이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적어도 10월경 대우증권 예비입찰 공고를 내야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하고 매도자 실사를 거치려면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대우증권은 올해 반드시 팔 것"이라며 대우증권의 조기매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논란이 되고 있는 오릭스의 인수구조가 법규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킹딜(경영권을 한동안 맡겨놓는 거래) 의혹만으로 승인을 거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 매각자 현대상선, 오릭스에 현대증권 파킹 의혹도
지난 6월 오릭스는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주체는 오릭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버팔로파이낸스로, 현대증권 주식 5338만410주(22.56%)와 경영권을 6512억원에 인수했다.
버팔로파이낸스는 오릭스금융섹터 PEF가 3800억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500억원을 투자했고, 현대상선도 800억원 넘게 투입했다. 나머지 15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으며 이 중 오릭스PEF에는 한국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 등이 1300억원, 현대상선이 1200억원을 투자했고 오릭스 본사는 1300억원을 넣었다.
결국 매각자인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인수에 총 2000억원을 투자하는 반면, 인수자인 오릭스 자금은 1300억원에 그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 중 4년 뒤 매각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 권리도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그룹이 향후 되사오기 위해 잠시 현대증권 지분을 오릭스에 맡겨 놓는 형식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었다. 다만 관련업계는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M&A딜에서 파킹논란이 생기는데 사실 파킹여부는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문제"라면서 "한 회사가 재무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위해 매각을 했다가 되사오는 것을 파킹으로 치부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규상으로 문제가 없으면 일단 거래구조에 어떠한 의도가 있다는 의혹만으로 (적격성심사 승인을) 거부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릭스 관계자도 "거래 구조에 대해 이미 법무법인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이르면 9월 초 통과될 전망이다. 오릭스는 지난 7월 1일 금융위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통상적으로 걸리는 심사기간 60일을 거쳐 8월 말 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심사를 마치면 9월 초와 중순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의 안건으로 부의,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