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실질주주증명서 반납..일각에서 철수설 제기
[뉴스핌=김선엽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삼성SDI, 삼성화재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엘리엇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다만, 엘리엇 측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4일 예탁결제원에 삼성물산(7.12%), 삼성SDI(1%), 삼성화재(1%)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환했다.
실질주주증명서란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지 않거나 실물 주식이 없는 경우에도 주주로서의 인증과 권리행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증명서다.
자본시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발행하는 경우 해당 주주는 주주권 행사기간 동안 해당 주식의 처분이 제한된다.
하지만 주주권 행사기간 만료 전에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하면 주식 처분 제한이 해소된다. 따라서 엘리엇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하고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엘리엇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종전과 동일한 입장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 17일 주총 당일에도 뉴스핌 기자와 만나 "합병이 가결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소수주주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고 주총 결의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엘리엇의 다음 행보는 일단 다음 달 6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 종료와 함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보유 지분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5만7234원) 수준까지 떨어진데다가 7.12%의 대규모 지분을 장내에서 처분하는 것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공격을 감행한 모든 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므로 주총 패배에 따른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만을 가지고 다음 행보를 예측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