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인수가 찾기 고민…레미콘협동조합 "6000억원 넘어가면 비정상"
[뉴스핌=한태희 기자] 얼마를 써낼 것인가.
동양시멘트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높은 인수가를 적어낼수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격베팅을 두고 고민이 깊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인수가격이 6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도는 가운데 중소 레미콘업계는 이보다 훨씬 밑도는 가격을 적정 인수가로 보고 바람몰이에 나섰다.
21일 시멘트·레미콘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 인수전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 및 컨소시엄은 주판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인수 희망가를 높게 적을수록 동양시멘트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높은 가격을 써냈다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도 공존한다. 인수전에 뛰어든 시멘트 기업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가격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이 정도 가치가 있는지 내부에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금 조달 능력을 고려해 적정 수준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인수가격은 6000억원 플러스 알파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양시멘트 인수 후보군은 7곳. 한일-아세아 컨소시엄와 라파즈한라 등 시멘트 업체 2곳, 삼표·유진·레미콘협동조합 등 레미콘 업체 3곳, 사머펀드 한앤컴퍼니와 한림건설사다.
이 중 중소 레미콘업체로 구성된 레미콘협동조합은 인수가격이 6000억원을 웃돌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배조웅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회계법인 평가를 보면 동양시멘트 가치를 3800억~45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6000억원이 넘어가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소 레미콘 업계 생존을 위해선 이번에 (레미콘협동조합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해야 한다"며 "여러 곳의 자문을 듣고 합리적인 가격을 써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군들이 입찰 가격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인수가격에 경영 능력과 같은 비정량적 요소도 반영할 예정이다. 삼정KPMG는 오는 22일 본입찰을 받고 24일 우선협상대상장을 발표한다.
이번 인수전은 (주)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메트 지분 54.96%와 동양인터네셔널이 보유한 지분 19.09%를 매각하는 것이다. 동양시멘트는 시장 점유율 4위 기업으로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향후 시멘트업계 재편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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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